울산의 가장 큰 취약점은 돈은 많이 버는데 그 돈들이 모두 울산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수많은 근로자들이 울산지역 현지 공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반면 급여로 받는 돈은 거의 울산이 아닌 서울, 부산, 경기 등에서 쓴다는 말이다. 그러나 보니 울산은 갈수록 빈 점포가 늘게 되고 영세업자들은 장사가 잘 되는 인근 도시로 이주를 하는 악순환의 틈바구니로 빠져들게 된 것이다. 인구가 빠져 나간다는 것은 돈이 순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이 2016년 시·도별 지역소득 역외유출을 조사한 결과 전국적으로 유출된 돈은 9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고, 지방별로는 충남(24조9000억원), 경북(16조1000억원), 울산(13조6000억원), 경남(12조원), 전남(11조5000억원), 충북(9조7000억원), 강원(6조1000억원), 전북(4조8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금의 유입은 서울(40조3000억원), 경기(21조9000억원), 부산(8조4000억원), 대구·대전(3조4000억원), 광주(2조2000억원), 인천(2조원) 등으로 집계됐다. 울산은 총생산이 72조2000억원에 달했으나 그 중에 20% 가까이가 울산 밖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지난 1일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가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울산지역 자영업자 수는 9만명에서 8만1000명으로 10.0%의 감소율을 보였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의 장사가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울산시는 8월께부터 300억원 상당의 ‘울산사랑상품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유통되는 ‘온누리상품권’과 달리 ‘울산사랑상품권’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사행성 업소 등을 제외한 울산지역 대부분의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할인율이 5%인 이 상품권이 발행되면 울산 밖으로 빠져나가는 돈을 지역 내에 묶어두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4만곳 이상을 가맹점으로 등록시킬 계획이다.

현재 지역상품권은 전국 61개 지자체에서 발행되고 있다. 울산사랑상품권을 비롯한 지역 상품권은 더 다양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요한 것은 울산사랑상품권을 지역밀착형으로 정착시켜 시민생활 속으로 침투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울산시 차원에서 상품권의 유통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지역 자영업자들의 적극적인 자금흡수 노력 또한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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