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거대한 나이트클럽을 방불케하는 울산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미술교육을 하라는 겁니까"

 울산지역 한 미술교사가 거리미술, 살아있는 미술의 중요성을 일컬으며 한 말이다.

 울산 도심의 밤거리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간판들이 혼자만 눈에 띄겠다고 저마다 원색의 빛을 발하며 시민들에게 지갑을 열라고 아우성이다.

 사전적 의미로 "미술"은 "공간 및 시각의 미를 표현하는 예술로 회화·건축·조각따위"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작품만 미술이 아니라는 말이다. 걸어다니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이 미술이다. 그런데 우리는 거리에서 눈의 즐거움을 만끽할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7억9천만원의 세금을 쏟아부은 신복로터리 조형물과 고가차도의 조명시설은 고가도로와 러브호텔의 현란한 네온사인들과 뒤섞여 고속도로 입구에서 30여년간 공업도시 울산을 상징해 온 조형 예술품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있다.

 공업탑도 마찬가지다. 대형 건물 외벽의 네온사인과 주변 간판과 펄럭이는 현수막에 가려 울산의 근대화와 함께 해온 역사적인 상징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에 설치되는 조형물은 도로과, 거리의 간판이나 현수막 정비는 도시미관과, 일정규모 이상의 대형건축물 신축시 설치해야 하는 미술품은 문화예술과 등으로 업무가 나뉘어져 있는 것도 문제다.

 울산의 거리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는 간판과 현수막, 보도블럭, 거리 미술품 등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환경미술이라는 큰 틀로 보고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 musou@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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