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울산이 발전하려면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현재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울산의 신 성장 패러다임에는 노사화합, 지식창출, 기술혁신 같은 것들이 주요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필자는 기존의 경제적 효율성의 개념에서 벗어나 자칫 간과할 수 있는 "생태효율성 중심의 생태도시"라는 시각에서 울산의 신 성장 패러다임을 논하고 싶다.

 20세기를 "경제의 세기"라고 규정한다면 21세기는 환경과 자연자원의 희소성이 삶의 중심동기가 되는 "환경의 세기"라고 규정할 수 있다. 환경의 세기는 "20세기 남벌경제"와 작별을 고하고 대신 동일한 양의 재화와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현재보다 더 적은 자연원료와 에너지를 사용하는 "생태효율성"으로 개념지을 수 있다.

 최근 울산의 중장기 도시발전비전에 "생태도시"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공업도시의 열악한 환경의 근본적인 개선방안으로 도시의 생태적인 재구성에 대한 관심을 개념화한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는 울산을 비롯한 국내외 도시에서 활발하게 거론되고 있는 생태도시(Ecopolis, Ecocity)의 방안에 대해 울산에 적용할 수 있는 바람직하게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지속성과 일관성이 확보되는 생태도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생태도시가 중장기 도시 미래상이라면 전시행정의 발상에서 기인하는 일과성 행사로 끝나서는 안된다. 실패한 국내 생태도시 추진사례에서 보듯이 단체장의 의지가 지속적인 세부사업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구호만 난무하는 일회성 잔치로 끝날 수 있다. 따라서 생태도시 추진주체를 명확히 하고 부서별 역할분담과 책임성을 부여하여 사업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경제위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을 도시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최근 울산언론에 의하면 남산녹지 훼손, 횡단도로 개설, 그리고 공단차단녹지지역 개발 등에 시민들의 우려가 높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환경정책이 뒷걸음친다고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축부지가 부족하다고 녹지를 훼손하며, 교통이 혼잡하다고 생태자산을 무시한 도로개설을 추진하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정책이다. 도시의 환경용량과 생태효율성에 근거하여 지속가능한 개발이 추진해야할 시점이다.

 셋째,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생태도시 추진을 위해 평가지표의 개발이 필요하다. 생태도시의 개념은 도시계획, 교통,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평가받는다. 따라서 단순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생태도시 울산을 평가하고 대표할 수 있는 지표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평가지표의 개발이 없는 상태에서 사업의 추진은 방향성을 상실한 체 출발하는 비행기와 같음을 명심해야 한다.

 넷째, 생태도시 추진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확보의 방안과 전담조직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생태도시 계획은 사회체계, 공간환경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계획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재정확보가 필수적이다. 또한 생태도시 추진을 위한 조직간 협력 및 지원체계를 조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전담 조직설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소수의 전문가 그룹에서 일방적이고 하향적인 사업추진은 단순히 정책이나 계획 그 자체로 끝나버릴 수 있다. 공공부분과 민간부분의 파트너쉽 형성을 위해 민·관·기업체가 참여하는 전담 추진위원회 설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지속가능한 울산발전에 걸맞는 패러다임은 생태도시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울산과 같은 대도시를 이상적인 생태도시로 단기간 내에 전환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경제가 발전할수록 개발수요가 많아지고 필연적으로 환경파괴를 수반하는 과거의 굴레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성장과 환경보호는 결코 양립될 수 없는 영원한 숙제가 아니라 공생할 수 있다는 사례를 울산에서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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