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프로에 적응 단계지만
골 결정력·슈팅만큼은 자신
6일 상주전 연승 도전 기대

▲ 현대고를 졸업한 후 올해 울산현대에 입단한 기대주 박정인. 울산현대 제공

“전반전에 교체 안 당하려고 더 열심히 했어요.”

K리그 두 번째 경기를 마친 박정인(울산)의 표정에는 한결 여유가 묻어났다.

박정인은 지난 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 FC 서울과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2대1 승리를 도왔다.

울산은 믹스와 주니오의 골을 앞세워 시즌 5경기 무패 행진(3승 2무)을 이어가 서울과 상주 상무를 제치고 리그 선두(승점 11)로 올라섰다.

2000년생인 박정인은 현대고를 졸업한 후 올해 울산에 입단했다.

고등학교 무대에서 득점왕을 휩쓴 박정인의 합류에 울산 팬들의 관심은 높아졌다.

그는 지난해 연습경기에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을 상대로 한 연습경기에서도 두골을 터뜨려 주목도를 더욱 올렸다.

박정인의 데뷔는 지난달 29일 제주전이었다.

선발 공격수로 경기에 나선 그는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두어번 정도 자신의 공인데도 따라가지 못해 놓친 상황이 있었다”며 “몸이 무거워 보였다”고 이른 교체의 이유를 설명했다.

박정인은 “첫 경기에서는 전날부터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경기장에 서니 머릿속이 하얘졌다”며 “발이 땅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고 전했다.

‘울산의 기대주’는 프로의 중압감을 극복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두 번째 경기였던 서울전에서 박정인은 첫 경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자신 있게 누볐다.

출전시간도 데뷔전의 두배 가량인 60분으로 늘었다.

김도훈 감독은 “박정인이 한층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볼 소유나 동료와의 연계 움직임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은 지난 경기보다 한결 몸이 가벼워진 듯했다”며 “자기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다했다”고 칭찬했다

박정인은 “전반전에 교체당하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뛰었다”며 “형들이 너는 하던 대로만 하면 잘하니까 긴장하지 말라고 용기를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부터 경기장에서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며 “첫 번째 경기는 긴장돼서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이번 경기는 빨리 경기장에 서고 싶다는 설렘에 잠을 설쳤다”고 밝혔다.

울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보경, 윤영선 등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우승급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선수단 구성이 너무 노쇠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따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정인과 같은 ‘새끼 호랑이’의 활약은 더욱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박정인은 “프로에 오니 확실히 선수들의 신체 능력이 좋고, 템포가 빠르다”라며 “아직 적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골 결정력과 슈팅만큼은 자신 있다”며 “아직 보여드리지는 못해 아쉽지만, 조만간 보여드릴 때가 있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울산은 6일 상주 상무를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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