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해 유실·유기동물이 10만마리를 넘고 있다. 사람들은 병원비가 너무 많이 든다고 버리기도 하고 오줌똥을 제대로 가릴 줄 모른다고 버리기도 한다. 유실·유기 동물의 수는 통계로 잡히지 않는 것들이 더 많다.

정부는 지자체와 협력해 유기·유실동물센터 지원, 반려동물지원센터 설치, 반려동물 놀이시설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21억원을 들여 경남 김해와 전북 임실에 공공동물장묘시설 2곳을 짓는다. 사설 반려동물 장묘업체는 2013년 7곳에서 2017년 27곳으로 대폭 증가했지만 턱없이 모자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수도권에만 몰려 있다.

울주군 삼동면 삼동면발전협의회가 동물종합문화시설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동면발전협의회는 삼동면 내 주민단체로, 지난 2013년 개장한 하늘공원을 유치하면서 확보한 200억원의 자금을 집행·관리하고 있다. 만일 삼동면에 동물장묘시설이 생긴다면 삼동면에는 두 종류의 장묘시설이 생겨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다.

삼동면발전협은 면내 15개 마을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마을은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이선호 울주군수는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을 만들자는데 동의하고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삼동면발전협의 구상은 장묘시설은 물론, 유기견 보호소와 동물운동장, 카페, 산책로, 동물캠핑촌 등을 갖춘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을 조성해 최대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울산시가 오는 12월께 북구 농소공원에 공립반려동물문화센터를 준공할 예정이지만 유기동물 보호시설, 동물장묘시설이 배제돼 있다는 점에서 삼동면발전협의회의 구상이나 발상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농소공원의 반려동물문화센터는 오로지 반려동물을 통해 휴식과 정서적 안정을 얻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최근 경기도 용인시는 반려동물 장묘시설 유치를 희망하는 마을에 대해서는 장묘시설 내 카페와 식당, 장례용품점 운영권을 주민들에게 주기로 했다. 대부분의 지자체와 주민들이 동물 장묘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고 있는 마당에 삼동면발전협의회가 또 하나의 장묘시설 유치 의사를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다. 또 산업도시 울산의 소득수준이 전국 최고라는 점에서 반려동물산업의 시장규모가 연 10% 이상 성장, 내년에는 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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