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의 입지가 울주군 굴화 공공주택지구로 결정됐다. 굴화 공공주택지구는 8개 후보지 가운데 유일하게 2020년 착공이 가능한 곳으로, 오는 2024년 완공할 예정이다. 산재전문 공공병원의 입지를 둘러싸고 각 기초단체간에 치열한 유치경쟁을 펼쳤으나 선정결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굴화 공공주택지구는 중구와 남구를 끼고 있으며, 이 일대는 최근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KTX울산역과 고속도로, 국도 24호선과 맞닿아 있고 삼남, 가천, 상북, 반천, 두동의 각종 산업단지와 가까워 산재환자들이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동부권에 위치한 울산대학교병원이 울산미포공단과 온산공단의 중심병원이라면 굴화에 신설예정인 국립병원은 서부권의 중심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

굴화에 건립예정인 산재전문 공공병원의 전체 사업비는 2333억원. 지난 1월29일 예타면제 대상으로 선정된 사업으로,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사업 주체다.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건립될 경우 울산시 최초의 공공 종합병원이 된다.

다만 문제는 300병상 수준의 산재전문 공공병원을 넘어서 병상규모는 물론 기능면에서도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부지를 제공하는 대신 근로복지공단에 공공보건의료 기능을 강화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연구용역을 수행 중이며, 시민에게 필요한 공공보건의료 기능을 파악하고 있다. 시는 보건복지부 예산을 투입해 전문센터를 늘리고 공공의료 기능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재전문병원을 일반 공공종합병원 수준까지 끌어 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시민들은 지금도 300병상 규모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면서 별도의 국립병원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국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울산시가 추진중인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시민 전체가 필요로 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며 “최소 500병상을 갖춘 일반공공종합병원을 따로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0병상 규모의 산재병원은 일반시민 입장에서는 100병상 정도를 보유한 동네 병원과 같다는 것이다.

산재전문 국립병원이 울산에 설립된다는 사실만 해도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울산시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만큼 모든 시민들이 더욱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국립병원이 되도록 중지를 다시 한번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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