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라운드가 끝나고 나서 골퍼들은 그날의 스코어와 골프장에 대한 평가, 동반 캐디에 대한 뒷 담화가 이어진다. 서비스와 친절 태도가 별로였다든가, 거리를 잘못 불러줬다, 오랜만에 좋은 캐디 만났다, 양 떼 몰리듯 독촉했다는 등 캐디가 그날의 게임 분위기를 좌우할 때가 많다는 의견이 많다. 동반 라운드를 가거나 가끔 기업체 골프 강의를 할 때마다 골퍼들에게 “캐디가 경기 진행에 꼭 필요한가”라고 물어본다.

미국의 대부분 골프장은 노(NO)캐디로 진행하고, 일본은 전체의 70% 정도가 노(NO)캐디이며 우리나라는 전국 520여개 골프장 중 지방의 20여 골프장이 노캐디로 운영한다는 통계가 있다. 울산의 골퍼들은 반반 비율로 의견이 나뉜다. 실속형 골퍼의 입장에서는 라운드 비용과 카트, 캐디피, 그늘집 등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어 노캐디를 선호하고, 좋은 환경에서 비즈니스 등 접대를 목적으로 하는 골퍼는 캐디를 필요로 한다.

즉 라운딩의 목적에 따라 캐디의 선호 여부가 달라진다. 울산 인근의 골프장에서도 선택적 노캐디 골프장을 경험한 사람들은 대체로 진행에 무리가 없고 만족하는 의견을 들을 수 있다. 캐디 수급의 문제와 비용 문제 등과 맞물려 실속형 골퍼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 속에 골프장 간 영업경쟁은 노캐디 골프장을 앞당기게 할 것이며, 이런 진행 경험이 많아질수록 한국도 미국과 일본처럼 캐디 없는 골프장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적인 투어 캐디와 일반 캐디를 혼동해선 안된다. 투어 프로에게는 우승 상금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기에 능력 있는 캐디의 역할이 동업자 관계처럼 중요해진다. 캐디는 선수가 샷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전 코스관리 상태와 조사, 전략과 토론, 음료, 스낵 준비, 날씨 변화 대비와 클럽 관리, 갤러리 통제 등의 역할은 기본이며, 게임 중 선수가 차분하고 자신감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샷과 샷 사이에 선수에게 다른 심리적 간섭이 없는 상태 유지를 위해 대화를 이끌어가며 안정을 주는 역할도 중요하다.

또한 캐디는 선수가 실수로 골프 룰을 위반하지 않는지 살펴야 하기에 골프 룰도 잘 알아야 하며 최상의 스코어를 위해 선수의 컨디션, 바람, 온도, 습도, 그린 상태, 핀 위치와 바운스 계산을 고려한 클럽 선택과 권유 등 게임에서 이길 수 있도록 서포터 하며 함께 게임을 풀어가는 선수보다 더 전문적인 동반자가 투어 캐디이다. 그러기에 투어프로 캐디는 코스 공략과 게임 전략은 물론 선수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감과 멘틀을 유지시키기 위한 심리학 관련 공부나 상담 기법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투어 프로들은 화려한 조명 뒤에 직업적으로 많은 심리적 부담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이 게임에서 더 실력 발휘하도록 캐디는 노련한 조련사 이상이어야 한다.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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