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제피와 방아

▲ 제피잎

제피와 방아는 강렬한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다른 지역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향신료로 울산만의 ‘알싸한 음식맛’을 만드는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제피와 방아를 넣은 국물 한 숟가락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압도된다.

요리에서 많이 쓰이는 것은 제피다. 한 번 심어 놓으면 큰 탈 없이 해마다 따 먹을 수 있다. 3~4월 새순이 나면 작고 연한 잎을 따서 이를 끓인 간장에 넣어 장기간 먹을 수 있는 반찬으로 만든다. 이후 5~6월에는 열매가 열리는데, 까만 열매와 이를 감싼 껍질째 따서 햇볕에 바짝 말린다. 그러면 껍질과 열매가 분리된다. 이 때 껍질만 모아서 절구에 곱게 빻는다. 이 제피가루를 추어탕, 매운탕 등에 넣으면 비린 맛을 싹 가시게 한다.

또 배추 겉절이, 열무 무침, 파김치에도 첨가한다. 제피가루가 조금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예상 밖의 색다른 맛을 내는 반찬이 완성된다.

▲ 방아잎

호불호가 있지만 한 번 중독되면 모든 음식에 제피가루를 뿌릴 정도로 좋아하게 된다.

방아는 봄과 여름, 초가을까지 먹는다. 방아는 겨우내 땅에 있던 뿌리에서 새순이 올라온다. 깻잎처럼 생겼지만 크기가 훨씬 작고 잎맥의 형태도 다르다. 무엇보다 깻잎과는 다른 독특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울산에서는 이 방아잎은 잘게 썰어서 추어탕이나 매운탕에 주로 넣어 먹는다. 정구지전(부추전)에도 방아는 넣으면 향이 더해진다. 홍영진기자, <울산의 음식>(2018·울산학연구센터)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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