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19 홍콩아트위크 소고(小考)

▲ 2019홍콩아트바젤에 소개된 이불 작가의 ‘비행선’, 원제는 ‘취약할 의향’(Willing to be vulnerable). 연합뉴스

3월말~4월초 홍콩을 다녀왔다. 아시아 최대미술 이벤트 ‘아트바젤 홍콩’과 동시에 홍콩 전체에서 펼쳐지는 ‘아트위크’를 관람하고,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Art Basel은 1970년 스위스 바젤 출신의 갤러리스트들에 의해 설립됐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미술 시장으로 성장해 ‘예술계의 올림픽’ ‘세상 가장 아름다운 임시박물관’으로 불린다. 현재는 스위스 바젤을 벗어나 마이애미와 홍콩에서도 해마다 대규모 미술 행사를 펼치고 있다. 올해 7회차인 ‘아트바젤 홍콩’은 해를 거듭할수록 풍성해지면서 전 세계 갤러리스트, 컬렉터, 미술애호가의 ‘Must-see’ 행사로 성장했다. 동시대 미술에 대한 호응과 작품의 경제적 가치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최강의 장터로 자리매김했다. ‘아트바젤 홍콩’의 위상은 올해도 대단했다. 관람객만 무려 8만8000여 명. 이들 모두는 마그리트, 자코메티, 앤디워홀, 바스키아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또는 현재도 활발히 활동하는 대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20~21세기 현대미술사를 눈앞에서 확인했다. 올해 행사에는 36개국 242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우리나라도 국제갤러리 등 6곳이 참여해 우리 작가들의 작품을 세계인의 시각에 어필했다. 다만 한국 미술품에 대한 관심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종일 유심히 관찰했으나 이불 작가의 은빛 비행선과 윤석남 작가의 대형 분홍 하트 설치작품 외에는 크게 발길이 머무는 곳이 없어 아쉬웠다.

홍콩아트바젤 기간에 또 한 가지 이슈는 소더비 경매다. 아트바젤이 열리는 컨벤션 센터와 연결된 건물에 장을 열고 세계의 컬렉터들을 모았다. 경매를 진행한 소더비는 건륭제 시대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동시대 현대미술, 와인, 고대 조각 등 수천 점을 한자리에 펼쳐 놓고 경매를 진행했다. 경매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핫한 작가 카우스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그의 공공미술프로젝트는 전세계 관람객이 몰려든 센트럴 하버프론트에서 공개 돼 또 한번 인기스타가 됐다. 그는 조각과 그림 뿐만 아니라 아트컬래버레이션 슈즈까지 등장시켜 젊은 컬렉터들을 유혹했다고 한다. 카우스와 함께 올해 아트바젤 홍콩의 스타였던 이불의 작품은 우리나라 K옥션 온라인경매에도 즉시 등장했다.

▲ 오나경 서양화가 융합인재교육컨설턴터

이제 아시아의 대표적인 아트 도시가 ‘홍콩’이라는데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없다. 일각에선 올해 아트바젤이 동시대 미술의 새로움을 발굴하기 보다는 값비싼 부스비를 건지기 위한 장삿속에 빠져 든 면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또 한편에선 주변 갤러리들의 탄탄한 전시가 균형감을 맞췄다고 논평했다. 정상급 갤러리 8개가 입점해 있는 홍콩 아트빌딩 H퀸즈의 하우저&워스갤러리에서는 루이스 부르주아 전시가, 중국농업은행빌딩 화이트큐브에서는 조각가 데이비드 알트메드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각각 열려 홍콩행 비행기 값을 아깝지않게 했다. 경찰청과 감옥으로 사용하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타이쿤을 돌아보고, PMQ에서 카우스의 대형 조각전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심비(?)는 충분했다.

아트바젤의 근력을 키워 해마다 3월 말이면 전 세계 갤러리스트와 컬렉터, 미술기관 관계자를 불러모으는 홍콩. 아쉬움을 뒤로하고 떠나온 그 곳의 4월은 아트페어가 끝나도 새롭게 부상하는 예술도시를 탐험하려는 세계인들로 여전히 분주할 것 같다. 오나경 서양화가 융합인재교육컨설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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