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주력산업인 조선업의 침체에 이어 자동차산업까지 뒷걸음질을 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끌었고 지난 50여년 지속성장 가도를 달려온 울산은 유래가 없는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인해 일자리 감소는 물론 소상공인의 폐업에다 인구 감소까지 심각한 지경에 도달했다.

글로벌 조선업 위기로 현대중공업이 자리한 동구지역이 2018년 4월5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데 이어 2018년 5월29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에따라 동구는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관광자원개발과 전통시장기반시설 확충 등 대체산업 육성과 자구책 마련에 많은 애를 썼으나 아직은 역부족이다. 다행히 조선업이 바닥을 치고 지난해부터 수주가 늘어나는 등 개선의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언제 지역경제 회복의 단계로 접어들지는 알 수가 없다.

동구지역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조선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2015~2018년 4만여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협력업체도 200여개가 감소했다. 동구의 인구도 1만3300여명이 줄었다. 산업·고용위기가 지역주민의 삶을 강도높게 압박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게다가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1974년 상장이후 44년만에 처음으로 국내사업이 적자를 기록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8124억원, 1조8065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지난해는 593억2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매출원가 상승과 함께 신흥국 통화약세, 연구개발 비용 증가, 수익성 낮은 친환경차 생산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선과 자동차의 부진은 동구 뿐 아니라 울산 전역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조선업 회복세에 기대감을 갖고 있던 지역주민들은 자동차의 부진까지 겹치자 소비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으면서 자영업의 폐업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동구에서 시작된 원룸과 상가 공동화가 울산전역을 퍼지면서 현대백화점 울산점·롯데백화점 인근 상가도 빈 곳이 발생, ‘삼산불패’라는 말도 무색해졌다.

다행히 고용위기지역은 이달초 재지정됐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금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재지정을 위한 현장실사를 진행중이다. 동구지역의 재지정은 물론이고 선제적 대응을 통해 위기탈출을 유도할 수 있도록 자동차·조선 협력업체들이 자리하고 있는 북구 등지로 확대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통계청의 지난해 4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울산지역의 고용률은 ­0.8%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전년대비 1.1%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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