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오는 지하역에 훈김을 싣고 온다
극광의 부신 햇살 플랫폼에 바장이고
비취빛 투명하늘이 대숲 잠을 깨운다
봄은 양지 음지 가리지 않고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빛 한 가닥 들어오지 않는 지하 역도 말없이 훈훈하게 데워준다.
‘극광의 부신 햇살 플랫폼에 바장이’는 시각적 표현 속에서 바삐 오르내리는 도시민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종종걸음 치는 이, 만나야 할 사람을 못 만나 돌아가는 이, 약속한 이를 기다리며 머뭇거리는 이…. 차가운 현실공간 속에도 어느 덧 반가운 훈기가 깊숙이 배어있다.
청명한 하늘, 푸른 대숲으로 이어지는 두 공간 사이는 무엇하나 걸리지 않는 허공 천지다.
화자의 시선이 지하, 플랫폼, 대숲으로 공간 이동을 거듭하는 이 봄의 궤적을 포착하고 있다. 김정수 시조시인
홍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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