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편 - (1) 고래의 고향 장생포

▲ 장생포 상공에서 바라본 고래문화마을 전경. 고래박물관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고래문화마을은 ‘장생포 옛 마을’과 ‘고래조각공원’ ‘고래광장’ ‘선사시대 고래마당’ ‘고래 만나는 길’ 등으로 조성됐다.

울산 남구, 아니 울산하면 떠오르는 관광명소를 논할 때 장생포를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장생포는 남구뿐 아니라 울산의 대표적 관광지다.

과거 우리나라 최대의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서는 더 이상 고래잡이 모습은 볼 수 없지만 곳곳에서 고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이후 하루가 다르게 변모한 이 곳은 이제 명실상부 대한민국 고래관광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산업단지 관광인프라와 문화예술을 접목해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나경상씨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울산 장생포로 고래 여행을 떠난다.

국내 유일 고래박물관 2층 입구엔
거대한 귀신고래 실물모형 압도적
바로 옆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유영하는 돌고래도 만날수 있어
고래문화마을 속 장생포 옛마을
추억 새록새록 돋는 볼거리 가득
모노레일 이용하면 풍광 감상은 덤
이색적인 문화공간도 곳곳에 자리

◇곳곳에서 느끼는 고래의 숨결

경상씨는 장생포 투어 첫 코스로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을 찾았다. 지난 2005년 문을 연 이 곳에는 길이 12.4m, 무게 14.6t의 브라이드고래 골격에서부터 고래수염, 턱뼈, 과거 고래 기름을 짤 때 사용한 대형 솥과 고래를 들어 올리던 밧줄에 이르기까지 1986년 포경이 금지된 이래 사라져 가는 포경유물 400여점을 수집, 보존,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은 3개의 관으로 구성돼 있다. 제1전시관인 포경역사관에는 실물 고래 골격과 고래 관련 자료 및 영상물이 있고, 제2전시관인 귀신고래관에서는 귀신고래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2층 출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귀신고래 실물 모형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 장생포 고래박물관 전경.

고래박물관 바로 옆에는 살아있는 돌고래를 볼 수 있는 고래생태체험관이 위치해 있다. 길이 11m의 해저터널에서는 활기차게 유영하는 실제 돌고래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들 돌고래는 명예 주민등록증까지 받은 어엿한 ‘남구 주민’이다. 하루 세 차례(1회 오전 11시, 2회 오후 2시, 3회 오후 3시)의 고래생태설명회에서는 사육사들이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며, 돌고래의 특성을 설명해준다.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야생의 고래를 볼 수도 있다. 고래바다여행선은 지난 2009년 7월 우리나라 최초 취항한 이후 2013년 4월 총 550t, 승선인원 399명의 크루즈급으로 교체했다. 장생포항을 떠나 울기등대 동쪽 바다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3시간 코스다. 주간에는 고래탐사선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야간에는 울산 공단의 화려한 야경을 볼 수 있다. 선상에서는 공연, 뷔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남구도시관리공단은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울산항의 산업 인프라를 둘러보는 ‘내항투어’ 상품도 준비중이다.
 

▲ 고래바다여행선 출항 모습.

◇관광에 문화예술을 접목하다

지난 2015년 조성된 국내 유일의 고래 테마공원인 고래문화마을은 장생포에서도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곳이다. 고래박물관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고래문화마을은 ‘장생포 옛 마을’과 ‘고래조각공원’ ‘고래광장’ ‘선사시대 고래마당’ ‘고래 만나는 길’ 등으로 조성됐다.

장생포 옛마을은 1960~1970년대 장생포 동네 풍경을 복원해 장생포 고래잡이 어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마을 안에는 고래 연구에 매진했던 앤드루스 박사의 하숙집을 비롯해 선장과 포수의 집, 고래 해체장과 고래기름 착유장, 고래고기를 삶아 팔던 고래막 등 23개 건물이 실물 크기로 재현돼 있다. 또 시골학교, 책방, 구멍가게, 철공소, 연탄가게 등 그 당시 거리 풍경도 엿볼 수 있다.

▲ 장생포 모노레일 운행 모습.

고래박물관에서 고래문화마을로 가려면 예전에는 걸어서 가거나 차를 타고 가야 했으나 이제는 모노레일을 타고 편하게 갈 수 있다. 고래박물관 옆에 위치한 매표소에서 표를 끊어 타고 가면 장생포 앞 바다와 산업시설, 장생포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인 JSP웰리키즈랜드도 장생포의 새로운 명소로, 최근 새 단장을 끝내고 다시 문을 열었다.

장생포에는 최근에 ‘문화’ 바람까지 불고 있다. 과거 뱃사람들이 묵었던 여인숙을 그대로 보존한 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아트스테이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입주작가들의 문화공간이자, 옥상캠핑을 통한 이색 캠핑 장소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인근에 복합문화공간인 창작스튜디오에서도 활발한 전시행사가 열리고 있고, 옛 세창냉동 건물을 리모델링한 장생포 A-팩토리도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부위별로 12가지 맛…전국 유일 20여곳 전문점 밀집

■장생포의 별미 고래고기

외지인이 장생포를 오게 되면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장생포의 별미인 고래고기를 맛보기 위한 고래고기 전문점이다. 장생포 해변 도로변을 따라 2㎞여 구간에는 20여곳의 고래고기 전문점들이 밀집해 성업중이다. 이렇게 많은 고래고기 전문점들이 밀집해 있는 곳은 국내에선 장생포가 유일하다. 고랫배를 탔거나 포경산업 종사자의 자녀가 고래고깃집을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대를 이어 2·3대째 하는 곳도 있다.

고래고기는 부위별로 12가지 맛이 난다고 한다.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는 ‘뱃살’(우네), 쫄깃쫄깃 오돌오돌 씹는 맛이 일품인 꼬리와 지느러미 ‘오베기’, 살코기가 잘 배합된 ‘등살’(바가지), 짙은 체취를 내는 대창·콩팥·허파 등 ‘내장’, 생고기를 손가락 마디 크기로 토막을 낸 ‘막찍개’, 생고기와 과일 배를 채 썰어 양념에 무친 ‘육회’ 등으로 맛을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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