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참나무·석회암 사용
美언론 “자재 찾기 어려워”
빠르면 완전복구 10년 전망
佛 마크롱 “5년내 재건할것”
복원모금도 하루만에 9천억

▲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이후 처참한 내부 모습.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모두 전소되며 잿더미로 무너져 내렸지만 성당 내부의 십자가와 제대, 피에타상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화마를 입은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복구에 길게는 40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 CBS방송은 16일(현지시간) 영국 켄트대의 중세유럽사 전공인 에밀리 게리 부교수를 인용, “노트르담 대성당 복구에 40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며 “아주 빨리 한다면 아마도 20년이면 되겠지만 한 세대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거대한 공동의 작업이 될 것이며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리 부교수는 “피해를 평가하고 (성당에) 있는 모든 것들을 강화하고 손실 목록을 정리하고 건축물 자재를 알아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화재로 무너진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과 지붕이 참나무로 만들어졌고 대성당 천장에 1만3000개의 기둥이 사용됐다며 이를 교체하려면 3000그루의 참나무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세 시대에는 아름답고 단단한 참나무를 대량 확보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과도한 이용으로 유럽의 참나무숲이 많이 파괴되면서 3000그루의 단단한 참나무를 20년 이내에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건축에는 12세기 노르망디에서 공수된 최상급 석회암이 사용됐으며 채석과 배열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졌다고 게리 부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상의 석공과 채석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CNN방송은 45년의 경력을 가지고 영국에서 가장 큰 성당인 요크민스터 복구에 깊이 관여했던 존 데이비드를 인용, “(복구) 작업은 아주 빨리 끝나지는 않을 것이며 아마도 10년에서 12년은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데이비드는 “단지 노트르담 대성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건축물이나 재난을 위해서 인력을 훈련시킬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이번(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건 할 수가 없어. (복구를) 할 인력이 없어’라고들 하지만 (인력은)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 노르트담 대성당 화재에서 구해낸 가시면류관. AP=연합뉴스

오래된 건축물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프랑스 기업들의 모임에서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는 프레드릭 르토프는 “완전 복구에는 10년에서 1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프랑스 당국은 최대한 속도를 내 복구 작업을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파리 엘리제궁 집무실에서 한 TV연설에서 “우리는 대성당을 더 아름답게 재건할 것”이라며 “5년 이내에 작업이 마무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트르담 성당이 소장한 역사적 명물 가운데 하나인 오르간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재로 소실된 첨탑의 끝을 장식했던 수탉 청동조상도 화재 폐기물 더미에서 극적으로 회수됐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과 지붕은 속절없이 무너졌지만, 복원을 도우려는 움직임이 프랑스 내부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속하게 펼쳐지고 있다.

프랑스 대기업들과 주요 가문이 일찌감치 거액을 쾌척한 데 이어 소액 모금 운동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을 위해 기술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뜻도 이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큰손’들이 앞장서면서 약 7억유로(약 9000억원)가 모금됐다.

거액 기부는 프랑스 최고 갑부 중 한 명인 케링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이 1억유로(약 1280억원)를 내놓겠다고 선언하면서 테이프를 끊었다. 케링그룹의 경쟁사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도 뒤질 수 없다는 듯 그 배인 2억유로(약 256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정유사 토탈이 “건축학의 보석”을 돕겠다며 1억유로, 화장품기업 로레알과 이를 이끄는 베탕쿠르 가문이 각 1억씩 모두 2억유로를 쾌척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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