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를 시작페이지로 ㆍ 즐겨찾기
전체기사 | 기사모아보기 | 독자투고 | 기사제보 | 알림 | 화촉 | 부고 | 모집 | 자유게시판
오피니언김문찬의 건강지평
[김문찬의 건강지평(24)]신록(新綠)의 사월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4.18  21:34:0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김문찬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정의학과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오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낙화’ 조지훈).

꽃은 정점에서 진다. 떨어져 하얀 미닫이를 붉게 물들이다 소리 없이 사라진다. 바람에 흩날리는 찰나의 덧없음, 울고 싶은 꽃잎의 허무한 엔딩이다. 그럼에도 봄은 계속해서 제 갈 길을 향해간다. 소멸을 향한 전진이다. 이젠 잎들의 차례인가. 꽃 진 나무마다 돋아난 새 잎들이 제법 진지하게 연초록의 빛을 선사한다.

봄의 색채 위에 이제는 연록(軟綠)이 더해졌다. 삼월의 봄이 봄꽃의 수줍음으로 왔다면 사월의 봄은 연록의 애잔함으로 온다. 애잔함으로 다가와 봄바람에 몸부림친다. 봄바람에 몸부림칠 때마다 사월의 색채들은 서로서로 스며들어 스스로의 경계를 허문다. 경계를 허무니 본래의 나는 사라지고 없다. 순백(純白)과 진홍(眞紅)은 분홍으로 얼룩지고, 연록(軟綠)과 초록(草綠)은 푸른 사월의 배경이 되어 빛난다. 푸른 사월을 안고 경계를 허문 하늘과 강이 하나 되어 흘러간다. 삼월의 봄이 경계가 명확한 수묵화라면 사월의 봄은 봄바람의 몸부림으로 화선지에 그려진 한 폭의 수채화다.

봄의 다양한 색채들은 각각 고유한 파장을 갖는다. 파장은 곧 에너지다. 우리 몸과 마음은 색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의 자극을 받는다. 이것을 활용한 치료법이 ‘색채치료’다. 색채치료는 미술치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색을 이용한 치료가 병을 없애는 극적인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을 개선하는 보조적인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UCLA) 심리학자 로버트 제라드(Robert Gerard)는 파란색과 녹색은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다주며 이 두 가지 색상을 가까이 하면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 정도를 낮추거나 해소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R. Gerard “푸른 빛깔의 정신 생리학적 효능”). 하늘과 강, 산과 들이 푸르름으로 몸부림치는, 드디어 신록의 사월이다. 김문찬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정의학과

경상일보, KSILBO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울산시,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건설 재도전
2
7월부터 장애인 등급제 폐지 ‘輕重’으로 구분
3
현대자동차, 상여금 매달 지급 취업규칙 변경
4
[울산날씨]울산 오후부터 장맛비…27일까지 20~80㎜ 예상
5
양산 사송신도시 송전선 지중화에 형평성 논란
6
‘제2 윤창호법’ 시행 첫날, 울산 단속현장 가보니
7
[4·15 울산 총선]민주, 보좌진·조직위원장 등 경쟁체제...한국, 현역·원외 당협위원장 중심체제
8
정부 7월말 개각·靑비서진 개편…이낙연·조국 거취 관심
9
이동권 울산 북구청장, “주민소통실 신설 큰 호응…폐선부지 활용 분주”
10
‘자동차 성능·상태 점검 책임보험 의무화’…울산 일부 車 점검업체 편법 논란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광역시 남구 북부순환도로 17 | Tel 052-220-0515 | Fax 052-224-1030 | 사업자번호 610-81-07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정환
등록번호 : 울산,아01105 | 발행인 : (주)경상일보 엄주호 | 편집인 : 엄주호 | 등록날짜 : 2018년 4월 23일
Copyright © 2011 경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