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흐름 ‘상저하고’
올 하반기엔 회복 전망
내년 성장률 2.6% 유지
기준금리 인하도 없어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내렸다.

다만 하반기가 되면 성장세가 회복할 것으로 봤다. 내년에 대해선 2.6%의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했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하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발표한 2.6%보다 0.1%p 낮춰 잡았다.

이 총재는 “올해 1분기 중 수출·투자의 흐름을 점검해 본 결과 당초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돼 이를 반영했다”고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성장률 흐름은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예상했다. 상반기에 2.3%를 기록하겠으나, 하반기에 2.7%로 높아지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는 가운데 소비가 완만하게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우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재정지출 확대가 성장세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봤다. 다만 이번 전망치에는 추경 요인이 반영되지 않았다.또 반도체 경기와 관련, 하반기에 투자와 수출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 방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이 영향에 설비투자는 상반기 -5.3%에서 하반기 6.4%로 반전(연간 0.4%)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수출 증가율도 상반기 1.4%에서 하반기 3.9%(연간 2.7%)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기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반도체 부진은 일시적 조정국면”이라며 “하반기부터 수요가 다시 살아나며 반도체 경기도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라고 했다.

건설투자는 -3.2%(상반기 -6.4%, 하반기 -0.3%)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수입 증가율은 1.6%(상반기 -1.8%, 하반기 5.0%)로 내다봤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이 2.6%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 발표한 전망치와 같다.

한은은 최근 취업자 증가 폭이 두 달 연속 20만명을 넘는 등 고용이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이 추세가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총재는 “전체적으로 고용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물론 자동차·조선 등 주력업종 구조조정과 업황 부진, 고령층 중심의 개선 등 취약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예상한 고용 상황은 올해 14만명 증가에서 내년에는 17만명 증가로 개선된다. 실업률도 올해 3.8%(상반기 4.2%→하반기 3.4%)에서 내년 3.7%로 하락한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4%에서 1.1%로 낮췄다.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이 있지만,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낮고 수요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다.

다만 정부의 유류세 인하조치 종료 등으로 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0.7%에서 하반기 1.4%로 높아지고, 내년에는 1.6%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하락)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이 총재는 밝혔다. 성장률·물가 전망치를 들면서 “리세션(경기후퇴)에 대한 공포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는 올해 665억달러, 내년에 650달러의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흑자 규모는 지난해(764억달러)보다 다소 줄어든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같은 대내외 여건과 향후 전망을 토대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1.75%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인상 이후 올해 들어 연속 동결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 수준”이라며 금리 인하를 검토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과 관련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추진할 계획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엄중한 경제 현실을 고려할 때 지금은 경제의 활력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집중해야 할 일이 훨씬 많고 중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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