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횡단시도 실패 딛고
장애 없는 동료 동행에도
키등 홀로 조작 결실 거둬
무정박 1만4천㎞ 55일 걸려

▲ 태평양을 요트로 횡단한 시각장애인 이와모토 미쓰히로(왼쪽)씨가 지난 20일 일본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 도착해 동승했던 더글러스 스미스씨와 함께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력을 완전히 상실한 일본인이 요트를 조종해 55일 만에 태평양 횡단에 성공했다.

21일(현지시간) 아사히(朝日)신문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 이와모토 미쓰히로(岩本光弘·52)씨가 태평양을 가로질러 20일 오전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이와키시의 요트 계류 시설에 도착했다.

올해 2월24일 미국인 더글러스 스미스(55)씨와 함께 길이 약 12m의 2인승 요트를 타고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출항한 지 55일 만에 태평양 논스톱 횡단에 성공했다.

이들이 항해한 거리는 약 1만4000㎞다.

시각장애가 없는 동료와 동행하기는 했으나 시각장애인이 키와 돛을 조작해 태평양을 건넌 세계 최초 사례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모토 씨는 6년 전에 태평양 횡단을 시도했다가 좌절했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2013년 6월 뉴스캐스터 신보 지로(辛坊治郞·63)씨와 함께 요트를 타고 후쿠시마현 이와키시를 출발해 서에도 동으로 태평양을 가로지르려 했다.

하지만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야기(宮城)현 앞바다에서 고래와 충돌해 조난했고 해상자위대에 의해 구조됐다.

이후 이와모토 씨는 “후쿠시마의 아이들에게 도전은 반드시 결실을 낳는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다”며 재도전했고 결국 목표를 달성했다.

그는 21일 교도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두 달 가까이 이어진 항해 도중 태풍과 맞먹는 강풍이나 큰 파도를 만나 배가 심하게 한쪽으로 기울기도 했다며 “일어설 수 없을 때가 가장 무서웠다”고 회고했다.

이와모토씨는 “태평양은 크다. 인내력과 정신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며 “꿈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규슈(九州)섬의 구마모토(熊本)현 출신인 이와모토씨는 고교 시절 시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그는 침구사 자격을 취득하고 긍정적으로 살겠다며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미국인 여성과 결혼했다.

이후 부인과 함께 요트를 시작했고 시각장애인과 시각장애가 없는 사람이 힘을 합해 요트를 모는 ‘블라인드 세일링’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했다.

일본에 오래 살다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스미스씨는 요트 경험은 없었으나 이와모토씨의 계획에 공감해 함께 도전에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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