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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뉴질랜드에서 꼭 수입해야 할 것‘공동체 룰’ 가르치는 학교
철저한 관광자원 보존정책
엄정한 법질서 부러움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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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2  21: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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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원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모 카드사의 광고 카피다. 심신의 피로를 씻고 재 충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는 여행을 한다. 그런데,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으면 오죽 좋으랴만 돈과 시간 등 여건이 돼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게 퇴직한 백수들의 특권(?)이다. 지난 3월 친구들과 뉴질랜드 여행을 다녀왔다.

알다시피 뉴질랜드는 세계인들이 ‘가고 싶은 여행지 10선’에 꼽을 정도로 설산과 협곡, 빙하호수 등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다. 오죽하면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나라이름을 ‘아오테아로아(길고 하얀 구름의 땅)’라고 했을까? 한국과의 관계는, 북한의 남침으로 국가 운명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있을 때 5350명(당시 뉴질랜드 국군 총수 7000여명)을 파견하여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왔으며, 1962년도에 수교했고 한-뉴 FTA는 2015년도에 발효되어 교역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은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등 공산품을 주로 수출하고 낙농제품 등을 수입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행을 하면서,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과 어마어마하게 큰 호수, 맑은 공기 등 지상낙원과도 같은 자연환경도 부러웠지만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 것은 그들의 ‘공동체에 대한 인식과 미래에 대비하는 사고’ 그리고 그것이 근간이 된 ‘선진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정작 이런 것들을 수입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먼저, 제일 감명이 깊었던 것은 학교교육의 내용과 학생지도법이다. 어릴 때 이민을 가 법학을 전공한 가이드는, 학교에서 공부만 하는 게 아니고 ‘커뮤니티(공동체)의 룰’을 배운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것들을 익힌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질서가 있으며 서로 배려하고 돕는 살기 좋은 사회가 되는 것이리라. 우리도 외국인들이 ‘동방예의지국’이라 부를 만큼 도의와 예절을 중요시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인성교육이 더 필요한 이유다. 수업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학생들이 교사에게 순종하며 잘못된 행동을 하면 3회까지 경고를 주고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그 학교에 더 이상 다니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 교육현장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의 교권침해 사례가 더 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다음은 적극적인 관광자원 보존정책이다. 세계자연유산인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의 4박5일 ‘밀포드 사운드 트레킹’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으나 인원을 하루 45명으로 제한하여 자원을 보호하고, 북섬에 있는 와이토모 동굴에는 ‘글로웜’이라는 곤충이 살고 있는데 반딧불처럼 어둠 속에서 빛을 발산하여 다른 곤충을 잡아 먹는데 마치 은하수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장관이다. 여기도 인원이 제한되며 특히 빛과 소리에 민감한 이 곤충을 보호하기 위해, 불을 켜지 않고, 물 속에서 보트를 이동시킬 때도 모터는커녕 노도 젓지 않고 줄을 잡고 래프팅을 즐기도록 하고 있었다.

세 번째는 철저한 예방의료 시스템이다. 어릴 때부터 건강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전 가정에 주치의를 지정하여 국민들이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하도록 하고 특히 항생제 사용을 엄격히 규제한다. 항생제의 부작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참고로 한국 국민의 항생제 소비량은 OECD 평균의 1.6배, 네덜란드의 3.5배이다.

네 번째는 엄정한 법질서다. 투어를 하고 있는 도중 마침 집회가 있었는데, 가이드는 ‘집회를 해도 법을 지켜가며 합니다. 계획된 장소 내에서만 하고 한국처럼 경찰관에게 대들다가는 큰일나요!’라며 그들의 집회문화를 얘기해 준다. 선진국의 척도 중 하나가 ‘법질서 확립수준’이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4월 초, 모 노동단체의 국회 진입 중 경찰관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그 외에 학교급식도 부모 소득에 따라 지원한단다. 소위 ‘포퓰리즘’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이드의 고국에 대한 걱정어린 말 한 마디가 아직 귓전에 맴돈다. “한국, 도대체 왜 그래요? 그 돈이 다 선생님들 세금이잖아요. 베네수엘라처럼 되면 어쩌려고 그래요?” 이기원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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