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힘 나라의 힘’ 주제

책이 주는 긍정적 영향과

독서의 중요성 강조하고

공공도서관 도서구입예산

늘어나야 하는 이유 설명

▲ 22일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비즈니스컬처스쿨(BCS) 제8강에서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책의 힘, 나라의 힘’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서점이야 말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이다.”

22일 열린 제9기 BCS 8강에서는 40년 출판 장인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책의 힘 나라의 힘’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언호 대표는 “젊은이들이 스마트폰 대신 책을 손에 쥐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의 강연은 이처럼 100분 내내 책이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채워졌다.

김 대표는 “국가사회의 발전에 독서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왔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어떻게 책을 들게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스마트폰 발달로 현대인들은 종이책을 멀리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로는 깊은 사유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모든 역사가 책에 담기고, 책을 통해서 새로운 사상이 만들어진다. 책에는 우리의 삶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사회를 도덕적이고, 민주적이고, 정의롭게 만드는 기초는 책에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책읽는 도시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공공도서관의 도서 구입 예산이 지금보다는 더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공공도서관의 1년 도서 구입예산은 600억인데 비해 미국 하버드 대학의 한해 도서 구입 예산은 2000억 가량 된다고 한다. 서울대는 110억, 연세대는 70억 가량의 예산을 한 해 도서구입에 쓰고 있다.

공공도서관 만큼이나 동네 서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책방은 공공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책과 서점은 당초부터 열린 사유의 세계이고 자유의 세계이다. 이런 책, 저런 책, 이런 사상, 저런 사상이 다 모여 있다”면서 세계 서점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가장 먼저 소개한 서점은 네덜란드의 도미니카넌(Dominicanen) 서점. 13세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을 개조해 만든 서점으로, 세계에서 가장 멋진 서점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공간이 주는 멋스러움과 편안함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은 책을 가져 놓는 곳이 좋은 서점이다. 어떤 책을 구입해도 좋다는 독자들의 신뢰가 쌓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벨기에의 쿡앤북,영국의 바터북스, 프랑스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미국의 북밀, 일본의 크레용하우스, 중국의 중수거 등의 서점도 소개했다. 각 서점의 특징과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동감있게 전했다.

마지막으로 “독서는 인간을 도덕적인 존재이자,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존재로 만드는 가장 구체적인 길이다. 정의롭고 창조적인 미래 세계는 지속적인 독서로 가능할 것”이라면서 “한국 사회가 한 번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책 읽는 인구가 더욱 늘어나야 한다. 창조의 힘은 성찰과 독서, 토론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언호 대표는 1976년 도서출판 한길사를 설립해 43년째 책을 만들고 있으며, 지금까지 만들어낸 책이 3000권가량 된다. 파주 예술마을 헤이리 이사장, 한국출판인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파주 북소리 조직위원장과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세계서점기행> <출판운동의 상황과 논리> <책의 탄생> 등이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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