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외곽순환도로 예타면제
‘반쪽 국비’ 둘러싸고 논란 분분
시민-정치권 힘합쳐 실리 챙겨야

▲ 김형석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후원회장

신문지상이나 매스컴을 통해 ‘실리’라는 단어를 종종 접하곤 한다. 어감이 꽤 좋다. ‘실리’라는 단어를 보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우리나라의 예를 보자면 광해군의 ‘실리외교’가 있다. 비록 왕에서 군으로 강등된 폭군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지만 후사가들은 명과 후금사이에서 실리를 선택한 대표적인 외교사례로 평가해 어떻게 폭군이 되었는가는 중요하지도 않고 그저 정치적 희생양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

현대 국제사에는 오늘날의 중국을 있게한 등소평이 있다. 핑퐁외교(사회주의 중공이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미국과의 대화)로부터 시작된 그를 대표하는 ‘흑묘백묘론’이 있다. 검은 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 잘잡는 고양이가 최고라는 뜻으로 현대 경제논리와 국가경영철학에서는 최고의 선택이자 목표일 것이다. 속담에도 ‘꿩 잡는 게 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목적을 이루는 것이 최고이며, 제 구실과 역할을 다했을 때 빛이 난다는 뜻이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순천시민들은 당시 새누리당의 당대표를 역임한 대표적인 친박계의 이정현을 선택했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역에 많은 선심성 공약을 이루어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비록 박근혜정부의 실각으로 그 빛은 잃었지만 실리를 선택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울산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촛불정신을 앞세운 ‘문풍(문재인 대통령 바람)’앞에 시장선거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을 모두 여당이 석권하였다. 그 선택에는 현 시장과 문대통령의 친분이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절대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 기대는 틀리지 않았다. 그동안 이루지 못한 숙원사업을 포함하여 예타면제사업을 세 개씩이나 유치하였다. 역대시장들이 이루지 못한 것으로, 유권자들의 실속 있는 선택이 피부로 다가옴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였다. 일부에서는 일부구간이 시비가 반영되는 반쪽짜리 성과라고 폄훼하는 의견도 있다. 그렇지만 보는 각도를 달리하면 시민들에게 오히려 혜택이 될 수 있다. 미호~범서~호계~매곡~정자 구간에서 호계~정자 구간은 혼잡구간으로 시비가 투입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예산확보로 인한 공사기간의 연장과 향후 도로 보수유지비 측면에서는 그 성과가 상쇄되겠지만 반대로 시민의 입장에선 통행료는 면제되고 나들목 또한 접근성이 다양하여 인접지역은 지역개발과 함께 그 혜택이 지역주민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어떻든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고 기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매스컴에서는 시시때때로 시정평가순위와 지지도를 발표한다. 또한 연말이면 ‘무슨 무슨 의정대상’이니 시장평가 순위가 어떻다느니 하는 발표도 나온다. 안타깝지만 부·울·경은 그런 지표에서 꼴찌를 앞서거니 뒷서거니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울산은 그런 결과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에겐 그런 성적순이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그런 결과물이 더 와닿는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가 오대영이라는 별명을 들으면서 평가전 성적에만 연연하였다면 ‘4강 진출’이라는 큰 결과물을 이루어냈을까? 역시 실리와 합리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명장임과 함께 그 성과를 경험했다.

아직 전액 국비냐 일부 시비가 투입되느냐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으니 시민들과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힘을 합쳐 실리를 챙겨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그 보람은 자신들의 평가에 반영될 것이고 시민들은 표와 함께 박수를 보낼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 열심히 일하라고 응원해주는 아량과 초당적인 포용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각자 지지하는 정당과 성향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정쟁도 시민에게 도움이 될 일만 같이 고민한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봉사일 것이다.

필자 또한 맡고 있는 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통해 여러 단체의 의견과 지역사회에서 각계각층의 지도자와 시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며 무엇이 우리 시민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꿩 잡는 매의 역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 김형석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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