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임대료등 고정비 올라

외식업계 전반 걸쳐 가격 상승

서비스비 올라 가계부담 가중

소비자물가 지속하락과 대조

울산 중구 태화동의 한 기업체 사택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직장인 윤모(35)씨의 최근 지출내역을 보면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부쩍 늘어났다. 그가 주로 간단히 한끼를 해결하는 식당들의 가격이 줄줄이 올랐기 때문이다. 윤씨는 “평소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의 도시락 가격도 3000원대 초중반에서 3000원 후반대 혹은 4000원대로 올랐다”며 “뉴스를 보면 울산의 소비자물가가 0%대 상승 혹은 마이너스라는데 실생활에서는 도저히 와닿지가 않는다”고 푸념했다.

울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월부터 두달 연속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중이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울산시민들의 주요 지출을 담당하는 외식비와 각종 서비스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게 주요 원인이다.

23일 동남지방통계청과 국가통계포털 코시스 등의 자료를 취합한 결과 지난 3월 기준 울산의 외식물가 상승률은 평균 3~4%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보면 배달료를 포함한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는 치킨(10.1%)을 비롯해 죽(8.8%), 설렁탕(8.6%), 냉면(7.2%) 등의 순으로 많이 올랐다. 직장인들의 대표 식사메뉴인 된장찌개(6.4%)와 김치찌개(3.1%)는 물론, 간단히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라면(7.0%), 김밥(6.3%) 등의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외식물가의 상승은 전년동월대비 6.6% 오른 쌀값의 영향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에 재료비, 임대료 등의 상승을 견디지 못한 외식업계 전반에서 가격을 올려받는 분위기가 형성된 결과로 파악된다.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를 가중시키는 요인은 서비스 비용의 상승이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대부분의 상품가격이 전년대비 하락한 가운데 개인서비스(1.5%) 가격이 유독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는 공동주택관리비(11.6%), 자동차수리비(11.5%), 보험서비스료(2.6%) 등의 가격이 주로 올랐다. 또한 교육부문과 관련된 음악학원비(5.4%)와 중학생학원비(2.1%) 등의 상승도 가계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울산시지회 관계자는 “울산 소비자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고 해도 요식업계의 고정비용에 포함되는 인건비와 재료비, 전기·수도·가스 비용 등은 꾸준히 상승했다”며 “결국 각 업체별로 고정비용의 상승분을 포함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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