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개특위 위원 오신환
평소 소신 들어 반대표 공언
지도부, 채이배로 위원 교체
吳 반발 “김관영 黨 분탕질”
유승민도 지도부 퇴진 요구

▲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 의원(왼쪽)이 24일 국회 의사과 앞에서 유승민 전 대표(오른쪽 두번째) 등과 이동하고 있다. 오 의원은 이날 당 원내지도부가 자신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직에서 사임시키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강하게 반발했다. 연합뉴스

극한 갈등 속에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안을 추인한 바른미래당이 또다시 내홍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이 24일 패스트트랙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오 의원이 실제 반대표를 행사한다면 사개특위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없다. 이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무산을 뜻한다.

더불어민주당 8명, 자유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민주평화당 1명 등 18명으로 꾸려진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이 지정되려면 재적 위원 5분의 3, 즉 1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국당 의원들과 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 찬성 10명, 반대 8명으로, 사개특위에서의 패스트트랙 지정은 부결된다. 오 의원은 그간 ‘소신’을 들어 패스트트랙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에 김관영 원내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이날 사개특위 자당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전격 교체하기로 했다.

그러자 오 의원은 강하게 반발하며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사무처 의사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원내대표가 어떤 의도로 당을 분탕질하고 있는 것인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김 원내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저와 오후 5시께 만나서 그런 의견을 조율했으나, 제가 사임계를 제출하겠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고, 사보임을 해도 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분명히 ‘사보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사보임 시도에 대해 즉각 사죄하고 앞으로 그런 만행을 저지르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공동대표도 이날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더이상 당을 끌고 갈 자격이 없으니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국회사무처 의사과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은 지도부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어제 의원총회와 오늘 상황을 보고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신환 의원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을 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약속했다”며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하루 만에 이를 뒤집었다. 민주화됐다고 자부하는 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대표는 “제가 거짓말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는데, (김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들에게 거짓말로 모든 것을 속이고 있기에 묵과할 수 없다”며 “저희는 사보임계를 제출할 수 없도록 몸으로 막고, 설사 제출되더라도 국회의장께서 허락 안하시도록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 원내대표가 사보임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바른정당계 의원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혀 없었다”며 “어제와 오늘 언론을 통해 접한 이야기로는 김 원내대표가 ‘사보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적 없다’고 했던데, 이 또한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2016년 12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탈당해 오늘까지 온 사람들로, 몇번의 복당 사태를 거쳐 바른미래당에 8명이 남았다”며 “3년째 밖에 나와서 고생하는 동지들이기에 어떤 행동을 하든 8명이 함께 의논해 갈 것”이라고 답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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