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언양읍성 정비에 68억원의 국비를 책정했다고 한다. 그 동안 언양읍성 정비는 그야말로 ‘찔끔공사’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정부가 역대 최대의 국비를 올해 쏟아붓겠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언양읍성의 가치를 이제야 인정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언양읍성은 지난 2012년 언양읍성 종합정비계획 수립과 동시에 부지 매입과 발굴, 정비에 나섰으나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지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언양읍성 종합정비계획에 드는 비용이 1652억원에 이르지만 70%에 이르는 국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양읍성은 토성과 석성으로 축조돼 있다. 원래는 삼국시대 때 토성으로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연산군(1500년) 때 이담룡이 돌로 개축하고 확장했다. 이에 비해 인근 울산읍성은 왜구의 침략에 대비해 고려 우왕(1385) 때 경상도 관찰사 이문화가 처음 축조했다. 함월산을 중심으로 북정동·교동·성남동·옥교동에 걸쳐 지은 읍성이었다. 두 읍성은 규모도 비슷하고 높이도 큰 차이가 없다. 언양읍성은 둘레 3064척(1척=30.303㎝), 높이 13척이었고 울산읍성은 둘레 3639척, 높이 15척이었다.

그러나 언양읍성은 울산읍성보다 훨씬 오래된 읍성이었다. 또 언양읍성은 경주­울산­밀양­양산으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모든 길은 언양으로 통했으며 그 언양읍성은 부산과 경주의 물산이 모이는 중간 결절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언양읍성은 낙안읍성, 고창읍성, 해미읍성, 남도석성과 함께 우리나라 읍성 가운데 가장 잘 보존돼 있는 읍성 가운데 하나로도 꼽힌다. 언양읍성만큼 평지성의 구조를 제대로 갖춰 놓은 곳이 없다고 할만큼 성곽 전문가들은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언양읍성은 주위에 영남알프스와 반구대 암각화, 대곡천, 석남사, 통도사, 영남지역 최대의 장으로 손꼽히는 ‘언양장’ 등 많은 관광지가 늘어서 있다.

울주군은 문화재청이 언양읍성에 대한 이전과 다른 기대를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언양읍성 종합정비계획을 다시 수립하기로 했다. 사실 지난 2012년 수립된 언양읍성 정비계획은 현실과 맞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다. KTX울산역과 영남알프스 관광종합계획 등만 보더라도 그 전에는 없었던 주변 환경이 새로 조성된 것들이다. 언양읍성의 복원정비 계획을 새로 수립해 울산 최대의 관광자원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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