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상반된 용역결과 소송사용

대책위 “중구 발주용역 뒤집어”

중구 “시용역 세부적으로 표시”

재판부는 조만간 화해 권고할듯

▲ 태풍 차바 학산동주민대책위원회는 24일 울산 중구청 앞에서 피해 보상 및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내습에 따른 침수피해가 옥성나들문 미폐쇄 등 인위적 요인으로 더욱 커졌다며 행정기관에 피해보상을 촉구하고 있는 울산 중구 학산·반구동 주민들이 1년만에 다시 단체 행동에 나섰다. 원인규명을 놓고 중구청이 최근 사실상 주민들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이 담긴 울산시 용역결과보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다.

‘태풍차바 피해 학산·반구동 주민대책위’(이하 대책위)는 24일 중구청 앞에서 집회 및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중구가 최근 돌연 울산시가 작성한 태풍차바 용역보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재판부 조정을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중구청이 최근 재판부에 제출한 울산시의 태풍 차바 관련 용역보고서에는 ‘옥성나들문에서 좌측 방향인 학산동쪽으로 흘러 들어온 물의 양은 0.1%에 불과했고, 모든 물이 우측 방향인 학성동쪽으로 흘러 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대책위와 중구는 설명했다.

학산·반구 주민들은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발생 당시 태화강 둔치와 학산동 주택가를 연결하는 수문인 옥성나들문이 닫히지 않은 점과 내황배수장 배수 펌프 가동 중단 등 인위적 요인 탓에 일대 침수피해가 컸다고 주장하며 중구청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진행중이다.

대책위는 “학성동과 비교해 학산동 침수지역이 1.2m 낮은 지역인데도 최근 울산시 용역보고서에는 사실상 물이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학성동이 침수되고, 학산동의 침수에는 영향이 미미했다는 엉터리 결론을 내렸다”며 “그런데 중구는 자신들이 발주한 대한하천학회 용역 결과를 뒤집는 울산시 용역 결과를 재판부에 제출해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께 중구가 대한하천학회에 발주해 지난해 발표된 원인조사용역 결과 학산·반구지구의 침수 원인으로 ‘옥성나들문을 통해 유입된 유량이 해당지역의 침수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되고, 내황배수장이 강우에 의한 급격한 우수유입으로 기계 시설에 과부하가 발생해 중지되면서 침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대책위는 공식적인 사과와 조속한 피해보상을 다시한번 촉구하며 단체행동을 계속 이어갈 것임을 경고했다.

이에 중구 관계자는 “시 용역은 앞서 우리 구가 발주해 나온 용역결과를 기초로 더 세부적으로 지점별로 분석해 나온 결과다”며 “두 용역 결과 모두 옥성나들문을 통한 유입유량이 전체 침수량의 약 28% 정도 침수가중을 시켰음은 유사하지만, 시 결과에서 ‘옥성나들문을 통해 유입된 유량의 흐름이 지형여건 상 학산동이 아닌 학성동으로 다량 유입된 것’으로 기술돼 있어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대책위와 중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재판부는 조만간 양측에 화해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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