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안철수계-호남계
사보임 사태로 분열 표면화
지도부 사퇴 대치 이어질듯

▲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적용에 반대하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와 의원들이 25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입원 중인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앞에서 문 의장의 오신환 의원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허가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하태경, 정병국, 유승민, 오신환, 이혜훈 의원(왼쪽부터). 연합뉴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25일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분당 수순에 들어간 모양새다.

당 지도부가 바른정당계는 물론 일부 국민의당계의 강한 반발에도 오신환 의원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을 강행한 것은 ‘한 지붕 세 가족’ 체제의 결별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유승민계’로도 불리는 바른정당계, 국민의당 출신 가운데 안철수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안철수계’와 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호남계’ 등으로 나뉜 상태다.

4·3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손학규 대표 퇴진론에 이어 패스트트랙 갈등이 분출하면서 계파 분화 양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필두로 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이날 오신환 의원 사보임 신청서를 국회에 제출한 데 극렬히 반발했다. 집단행동에 들어간 바른정당계 의원 8명은 26일 열릴 긴급 의원총회에서 김관영 원내대표 불신임을 물을 계획이다. 손학규 대표와 함께 당내 ‘투 톱’에 대해 사실상의 ‘탄핵’을 가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안철수계 인사들 역시 패스트트랙을 강행한 당 지도부에 반발하고 있어,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당내 분열상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오 의원 사보임 반대’ 문건에 서명한 의원은 총 13명으로, 바른정당계 의원 8명 외에도 김삼화·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계로 분류된 의원 다수가 포함됐다. 김삼화 의원은 이날 “더 이상 수석대변인직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안철수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삼화 의원을 시작으로 안철수계의 지도부 비토 행렬은 본격화할 것”이라며 “의원총회에서 김 원내대표는 불신임될 것이고 결국 손 대표 또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수 당권파는 수개월 간 당내 다수 지지를 기반으로 여야 3당과 패스트트랙을 성사시킨 만큼 기세를 몰아 지도부 사퇴론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대치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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