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 풍요로워지고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 당뇨, 대장암 등 "선진국 병"이 급증하고 있다.

 유방암도 이 가운데 하나로 이른 초경, 과도한 지방질 섭취, 늦은 출산 등 생활양식의 서구화가 발병 원인으로 추측된다. 특히 유방암은 전체 암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이 발병되며 우리나라 여성이 위암 다음으로 많이 걸리는 암이다.

 강민아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유방암의 원인은 뚜렷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전부터 서구 여성들에게 자주 발견됐던 암인 점에 미뤄 식생활의 서구화가 원인 가운데 하나로 추측된다"며 "이밖에 혼자 사는 여성, 특히 유방암은 대장암처럼 유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건강관리협회 소식지 〈건강소식〉 8월호에 따르면 아기에게 젖을 안 먹인 엄마들의 유방암 발생이 젖을 먹인 엄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미용상의 이유로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젊은 엄마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강 과장은 "유방암은 특별히 아픈 증세가 없는 것이 특징이지만 유방을 만져 덩어리 같은 것이 발견되거나 유두에서 탁한 분비물이 나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덩어리가 만져진다고 다 암세포는 아니기 때문이다. 대게는 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단순 종양인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암처럼 조기 발견되면 완치가 가능하며 최근에는 유방 절제없이 암을 치료하는 수술도 널리 시술되고 있다.

 유방암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여러나라 연구진들이 지방질 대신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등 장기간 식생활에 변화를 주었을 때 유방암 발생률이 떨어진다는 임상실험 결과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의대 노동영 교수(서울대병원 외과), 강대희 교수(예방의학), 국립암센터 이상아 교수팀이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보라매병원 등 서울 소재 4개 종합병원 일반외과에 입원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식이습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도 서구의 실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설문조사 결과 유방암 발병 위험도를 증가시킨 식품은 곡류, 감자류, 버섯류, 육류, 어패류, 계란 등이고, 위험도를 감소시킨 식품은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비롯해 과일류, 해조류로 드러났다. 이밖에 두류(콩)도 유방암 발병의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암학회(ACS)는 20~30대 여성들의 겨우 한 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유방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자가진단법을, 40세 이후부터는 매년 유방 X-선 검사와 유방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