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울주군 서생면에 있는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이하 KINGS) 제2캠퍼스를 남구 두왕동 울산산학융합지구에 설립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KINGS는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가 공동출연한 한국전력공사 산하 법인이다. 시는 KINGS 제2캠퍼스 유치와 관련, ‘에너지경제 패권 경쟁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송철호 시장의 공약인 ‘울산형 교육타워’를 첫 사업으로 꼽았다.

‘울산형 교육타워’는 KINGS 제2캠퍼스·한국방송통신대학교 울산지역대학·울산열린대학(신설예정)·UNIST·울산대학교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송시장의 구상은 KINGS 제2캠퍼스를 산학융합지구에 설립하고 방통대 울산지역대학을 이전한 뒤, 산학융합지구에 있는 울산대학교 제2캠퍼스와 UNIST를 연계해 교육타워의 시너지효과를 배가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울산에 대학이 하나라도 더 생긴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울산시민들이 여전히 고대하고 있는 것은 4년제 종합대학교다. 현재 울산지역 대학(2년제 포함)은 모두 5개이지만 폭넓은 진로를 가능하게 하는 4년제 종합대학교는 울산대학교 뿐이다. 부산은 4년제 종합대학이 15개, 대구는 11개다. 게다가 공과대학을 출발한 울산대에는 교육대와 사범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인문계열의 연구인력과 연구소도 거의 없다시피하다.

그러나보니 많은 울산지역 고등학생들이 하는 수 없이 외지로 유학을 떠나고 있다. 지난 2017년 고교 졸업생은 1만2000여명이었지만 울산지역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은 불과 3600명이었다. 3분의 2가 비싼 하숙비와 생활비를 부담하면서 외지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번 울산을 떠난 졸업생들은 고향으로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송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방문 등을 통해 (울산열린대학의 일환으로 제시되고 있는) 울산형시립대학의 방향을 모색했지만 운영주체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시가 유치를 추진 중인 KINGS 울산캠퍼스를 울산형시립대학으로 만들면 그러한 고민들이 해결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발언을 분석해 보면 울산열린대학은 이름만 울산형시립대학교으로 바꿀 뿐 실체는 KINGS 제2캠퍼스임을 부인할 수 없다.

에너지허브도시를 꿈꾸는 울산이 KINGS 제2캠퍼스가 들어오는 걸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시민들의 진정한 염원은 다양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100년 울산대계를 담을 수 있는 종합대학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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