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희천 수소지식그룹 컨설팅Lab 소장·수소산업협회 기술부회장

영어의 수소 ‘하이드로젠(Hydrogen)’은 물로부터 태어났다는 그리스어에서 기원한다. 1783년 프랑스 화학자 라브지어(Antoine Lavoisier)가 명명했다. 말 그대로 1801년에는 과학자들이 물에 전기를 인가하여 수소와 산소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 현상을 물분해 Electrolysis라고 이름 지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프랑스의 작가 줄 베르느는 ‘신비의 섬’이라는 소설에서 “언젠가 물이 연료로 활용되고 수소와 산소가 단독 혹은 같이 활용되어 열과 빛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현재 우리는 200여년전 선각자들이 예견했던 그런 일들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겠다는 생각은 식량문제의 해결이라는 점에서 시작됐다. 1798년 영국 고전적 경제학자 맬더스는 ‘인구론’에서 “식량은 산술적으로 늘어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자연적이라면 빈곤과 죄악이 만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문제를 기우로 만든 것이 식량의 생산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킨 비료, 질소 수소화합물인 암모니아의 발명이다. 1900년대 독일 프릿즈 하버(Fritz Haber)는 BASF사의 보쉬와 함께 암모니아 생산에 성공하고, 이를 위해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하버-보쉬법을 통해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었다.

에너지 분야에서 수소는 처음에 황을 제거하는 공정에서 사용됐다. 에너지로서 수소는 1930년대 수소화합물을 트럭, 잠수함 등 내연기관에 사용했지만 실용화되지는 않았다. 비행선으로 유명한 독일의 힌덴부르크호는 수소를 이용하여 대서양을 횡단하는데 사용됐지만 비극적으로 폭발하는 바람에 전 세계에 큰 트라우마를 주기도 했다. 본격적인 수소에너지 이용은 1950년대 미국 NASA에서 우주선 로켓의 연료로, 그리고 연료전지를 사용하면서부터다. 1970년대 우주선에 사용되던 연료전지가 민수용 발전용으로 그리고 자동차용으로 개발되면서 새로운 에너지 혁명이 시작됐다.

1973년 수소경제란 말이 언급되고, 2002년 Jeremy Rifkin은 수소가 화석연료를 대신하여 Energy Carrier로 사용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수소에너지시대를 본격화했다. 지구 환경문제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고 수소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2019년 수소의 역사가 우리나라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다. 임희천 수소지식그룹 컨설팅Lab 소장·수소산업협회 기술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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