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이맘 때면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봄 개편에 들어간다. 새로운 프로그램 구성과 진행자 교체 등 다채로운 변화를 통해 시청자들은 방송에서도 신선한 봄바람을 느낀다. 날씨방송도 봄 개편에 들어갔다. 날씨CG(컴퓨터그래픽)들이 화려한 색으로 옷을 갈아 입었고, 시간대별 기상캐스터가 교체되기도 했다. 다양한 날씨아이콘의 변화도 눈에 띈다.

기상청에서 생산되는 기상요소들은 다양하지만, 그 중 방송에서 전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하늘상태(구름의 양)와 기온(아침최저/낮최고)이다. 하늘상태를 말하는 구름량(운량, 雲量)의 관측은 하늘 전체를 10으로 했을 때 눈에 보이는 구름의 면적이 몇 할 정도인가를 0~10 사이의 수치로 표현해서 발표한다. 0~2는 맑음, 3~5는 구름조금 , 6~8은 구름 많음, 9~10은 흐림이 된다. 그런데 방송사들이 제각각의 디자인으로 운량을 표시하고 있어 시청자들이 날씨아이콘CG만을 통해 시각적인 기상정보 메시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통일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비 예보를 전하는 강수아이콘도 수정이 필요하다. 간혹 기상예보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겠습니다”라는 표현이 있을 때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강우량 측정계는 ‘전도형 우량계’로 기준량은 보통 0.5㎜나 0.1㎜인데, ‘빗방울’이라는 강수량은 기준량이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일 경우이다. 반면, 최근 들어 집중호우의 강수특징이 강해지면서 기상청은 지난해 6월1일부터 호우특보에 대한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 호우주의보(경보)는 6시간에 70㎜(110㎜) 이상 또는 12시간에 110㎜(180㎜) 이상 비가 예상될 때 발표했지만, 올여름부터는 3시간에 60㎜(90㎜) 이상 비가 예상될 때 발표한다. 하지만 봄 개편을 통해 새롭게 단장한 날씨아이콘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례적인 강한 폭우를 동반하는 날에도 앙증맞은 빗방울 하나가 표시돼 시각적 정보의 혼란을 초래하는 아쉬움이 있다.

기상방송의 기상CG는 기상캐스터가 전하려는 기상정보의 시각 메시지이기도 하다. 방송사들이 가독성과 세련된 이미지만을 고려한 탓에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기상정보의 전달에 어려움을 낳고 있다. 급변하는 날씨에 걸맞게 정보전달의 최전선에 있는 기상방송의 의식도 개선됐으면 한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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