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1일은 제 24회 바다의 날이다. 올해 바다의 날 기념식은 울산에서 열린다. 지난해 11월 해양수산부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해 울산을 개최도시로 결정했다. “조선·해운산업의 침체를 극복하고 해양기반의 재생에너지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는 울산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울산의 바다는 특정공업지구로 선정된 1962년부터 이미 우리나라 수출의 전진기지로서 근대화를 이끈 보고다. 그 바다에 대해 정부가 다시 주목을 했다는 점은 울산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일임이 분명하다.

울산에서 열리는 바다의 날 행사를 앞두고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일이 ‘바다정화’라는 것도 다행이다. 막무가내로 이용만 했던 자원으로서의 바다가 아니라 깨끗하게 보전해서 후세에 물려주어야 하는 공존의 공간으로서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대다.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 육군제53보병사단, 울산해양경찰서,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울산항만공사 등 6개 기관이 2일 ‘깨끗한 바다 만들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글로벌 해양강국의 근간인 해양환경개선 및 정화활동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고 각자 할 일을 점검했다. 5월부터 11월까지 울산연안 27개 항·포구 19개 어촌계를 대상으로 ‘깨끗한 바다 만들기 챌린지 릴레이’ 행사도 추진한다.

‘깨끗한 바다’는 해양강국의 시작이다. 특히 울산의 바다는 귀신고래가 돌아오는 바다가 아니던가. 귀신고래회유해면은 천연기념물 126호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동식물이 아닌 망망대해의 특정 위치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울산이 공업지구로 지정되던 1962년의 일이다. 그 때만 해도 울산 앞바다가 그 자체로 문화유산이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귀신고래가 울산으로 돌아오지 않은지 오래됐다. 오호츠크해에서 여름을 나고 얼음이 얼 무렵 타타르해협을 통해서 한국으로 남하해 남해안에서 출산과 육아를 하고 봄에 다시 북상한다고 해서 ‘한국계 귀신고래(Korean Gray Whale)’라는 이름을 얻었던 그들이 고향인 울산 앞바다로 오지 않는 것은 바다환경의 악화가 원인이다.

2005년에도 울산에서 ‘제10회 바다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그 때도 우리는 바다헌장을 제정 선포하는 등 깨끗한 바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런데 지난 14년동안 과연 우리의 바다는 얼마나 깨끗해졌는지 궁금하다. ‘바다의 날’마다 열리는 형식적 연례행사가 돼서는 안 된다.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깨끗한 바다 만들기’를 통해 귀신고래가 돌아오는 바다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고래가 살 수 없는 바다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고 산업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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