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끊으면 정상회복 '가성근시', 안경착용 주의해야
칠판 글씨 안 보이는 '약시', 꾀병으로 오인하기도

▲ 시력검사[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어린이날 선물로 스마트폰이나 PC, 휴대용 게임기를 사달라는 아이들이 많다. 부모들은 이런 디지털기기가 건강에 미치는 여러 부작용을 알면서도 아이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눈 건강 측면에서만 보자면, 아이들이 과도하게 이들 기기에 집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 스마트폰 작은 글씨에 나빠지는 눈 '가성근시'
    스마트폰 등의 화면으로 작은 글씨를 보는 아이 중 눈이 나빠졌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시력검사를 해보면 근시가 상당수다.

    근시는 굴절에 이상이 생겨 물체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히는 것으로 먼 거리에 있는 물체를 뚜렷하게 볼 수 없는 질환이다. 평소보다 아이가 TV 앞에 바싹 다가가 시청하거나,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공부하다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 보인다면 근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많은 근시는 '가성근시'라고 해서 일반적인 근시와 다를 수 있다.

    가성근시는 독서, 컴퓨터게임, 유튜브 시청 등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할 때 눈의 피로와 함께 찾아오는 일시적인 근시 현상으로, 주로 초등학생에게 많이 나타난다. 가까이 볼 때 쓰는 눈의 조절근을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써 조절근에 경련이 와서 생기는 질환이다.

    이 같은 가성근시는 스마트폰을 끊고 일정 기간 휴식을 취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아이가 근시로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바로 안경을 맞출 게 아니라 가성근시는 아닌지 안과에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가성근시인 아이가 자칫 잘못된 도수로 안경을 착용할 경우, 시력이 그 상태로 고정돼 영구적인 근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안과 박인기 교수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더라도 하루 1시간 이내로 사용토록 하고, 사용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책을 볼 때도 밝은 조명 아래서 보도록 함으로써 조절근이 피로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력검사하는 예비 초등생
(서울=연합뉴스)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청에서 열린 '2019년 취학 전 어린이 건강마당'에서 예비 초등학생인 어린이가 시력검사를 하고 있다. 2019.2.14
 

    ◇ "칠판 글씨가 안 보여요" 꾀병인 줄 알았는데 '약시'
    평소 집에서 TV를 볼 때 눈을 찌푸리거나, 사진을 찍을 때 고개를 숙인 채 눈을 치켜들고 째려보듯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수업시간에 칠판의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호소하는데, 시력검사를 해보면 '약시'인 경우가 많다.

    근시와 마찬가지로 약시도 주의가 필요하다.

    테니스 선수 정현도 어릴 때 앓은 것으로 알려진 약시는 정밀검사에서는 각막이나 시신경 등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시력표 검사에서는 양쪽 눈의 시력이 두 줄 이상 차이가 나고, 안경을 써도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사시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만 8세 이후에 발견하면 교정이 어려워져 심각한 시력장애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약시의 주요 원인은 양쪽 눈의 시력이 같지 않은 부동시(짝눈)와 사시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아의 TV, 스마트폰, PC 이용률이 증가하고 조기교육이 늘어나면서 눈에 무리를 주는 환경에 쉽게 노출된 게 결과적으로 소아약시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정한다
    부동시는 눈에 띄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아이가 어릴 경우 부모가 발견하기 쉽지 않다. 반면 사시는 쉽게 알 수 있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사시는 두 눈의 시선이 한 물체를 향하지 못하는 경우로, 한 눈의 눈동자가 제 위치에 있지 않게 된다. 한쪽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내사시, 바깥쪽으로 몰리는 외사시, 위로 몰리는 상사시가 있다.

    만약 사시 증상이 의심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단, 생후 6개월 이전에는 눈 위치가 완성되지 않아 정상임에도 사시처럼 보일 수 있다.

    약시의 치료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약시환자는 약시가 있는 눈을 쓰지 않고 약시가 없는 눈만으로 사물을 보려 하기 때문에 약시가 있는 눈을 쓰도록 하는 게 치료의 핵심이다. 8세 이전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완치율이 95%에 달한다.

    중앙대병원 안과 문남주 교수는 "아이의 한쪽 눈을 가리고 관찰했을 때 아이가 눈가리개를 떼거나 눈가리개 주변으로 보려고 한다든지, 눈앞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 보지 못하면 약시를 의심하고 안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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