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규환 울산시 문화예술과장

울산국제영화제(가칭)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착수보고회와 자문위원회가 최근 열렸다. 자문위원들은 울산만의 독창적인 국제영화제를 구상해 지속가능한 영화제를 추진한다면서 다른 영화제와 차별화된 최적의 개최방안을 도출해 달라고 주문했다. 울산은 현재 3대 주력산업에 의존하던 시대를 지나 지역경제성장의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찾고 있다. 이에 도전이 필요하다. 시는 대중예술의 꽃이라는 영화를 매개로 한 영화제를 통해 지역 영상산업과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문화관광도시로 한발 더 나아가고자 한다.

영국 에든버러는 해마다 8월 그 곳에서 열리는 음악·연극·영화상영 등에 참가하거나 관람하려는 세계인들로 북적거린다. ‘에든버러 국제영화제’는 2차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7년 전쟁의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유럽인들에게 음악과 드라마, 영화를 통해 희망과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에든버러 국제음악과 연극축제와 함께 열렸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전 세계에 거리공연, 음악 등 각종 프린지 페스티벌 열풍을 몰고 왔다.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 페스티벌이자 아트마켓이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8월의 에든버러는 각기 독립적인 축제로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축제들로 100만명 이상의 체류형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이제 에든버러는 세계적인 예술의 도시이자 축제의 도시가 되었다. 또한 베니스, 칸, 베를린 등도 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광객들을 불러 모아 그 도시의 경제를 견인하는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하게 됐다.

울산시가 도전하려는 국제영화제는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을까. 영화진흥위원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생산유발액은 662억여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60여억원, 취업유발인원은 842명, 고용유발효과는 537명이라고 평가됐다. 그러고보면 부산국제영화제는 우리나라가 지난 1997년 외환위기(IMF)를 맞을 당시인 1996년 탄생돼 아시아의 대표영화제로 성장하며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다.

IMF 당시인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부산프로모션플랜(1998년 정식출범, 2011년 아시안프로젝트마켓으로 전환)을 열어 전 세계 영화감독과 제작자가 투자자를 만나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마켓을 형성하였고 부산을 찾는 영화인과 관객들에 의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영화제를 성공으로 이끄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울산지역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다른 도시들과 달리 경제적 시련을 잘 견뎌냈으나, 최근에 세계적 경제위기와 함께 1970~1980년대 경제부흥을 이끌었던 제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로 인해 지역경제의 위기를 맞으며 시민들을 공황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빈약한 문화여건 속에서 조선업 등 제조업 성장 둔화와 일자리 감소로 많은 이들이 울산을 떠나고 있다. 지금 울산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지역문화산업을 새롭게 정립하고 도시재건 프로그램과 융합해 나갈 시기이다.

민선7기 송철호 시장 취임 후 울산시는 문화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정주여건 개선과 함께 지역경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문화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다른 도시의 문화예술 성공사례를 끊임없이 연구하여 문화도시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대중성이 강하며 ‘예술의 꽃’이라 불리는 영화 콘텐츠를 통해 반구대 암각화와 대곡천의 풍광에서 대왕암과 선바위가 간직한 이야기, 최근의 다시 태어난 태화강과 십리대숲의 모습까지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담고 바다, 강, 산이 잘 어우러진 생태도시 울산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울산국제영화제를 추진하고 있다. 울산만의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콘셉트를 개발하고 시민과 영화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최적의 개최방안을 마련하여 울산형 국제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울산국제영화제가 울산만의 새로운 브랜드로 탄생되고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심규환 울산시 문화예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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