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로 노트르담은 ‘귀부인’이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성모마리아를 의미한다. 화재로 상당부분 소실된 노트르담대성당은 1991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매년 약 14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에펠탑과 더불어 프랑스를 상징하는 건물로 1163년에 착공하여 182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1345년에 완성되었다.

성당 완공 당시 프랑스는 영국과 백년전쟁을 벌이고 있었으며 파리를 점령한 영국의 왕 헨리6세는 1431년 노트르담대성당에서 프랑스 왕으로 즉위하는 대관식을 올렸으며 프랑스를 구한 구국영웅 잔다르크는 이곳에서 명예회복재판을 통해 복권이 되었으며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이 거행된 곳이자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장례식이 거행된 성지다.

2차대전 말기에 히틀러가 파리의 상징인 노트르담을 폭파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퇴각하던 독일군이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폭발물 스위치를 누르지 못했다는 일화도 있지만 건물 외곽을 장식하고 있는 조형물이 지닌 상징성과 형용할 수 없는 위압감은 직접 목격하지 않고선 감흥을 느낄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노트르담대성당이 화재에도 불구하고 건물의 손상이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무려 230년 전에 마련된 화재진화방법 때문이라고 하는데, 지난 2008년 화재당시 화재진압 방법을 두고 문화재청과 소방관계자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건립된지 600년이 넘는 국보1호 숭례문이 전소된 점을 고려하면 국가의 보물을 보존하기 위한 고대 파리정부 공직자들의 선견지명이 실로 놀랍고 부러울 따름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수한 문화재산이 없는 것은 일찍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이지 못하였기 때문이긴 하지만 정치의 불안정과 백성과 예술인들을 천시하는 사농공상현상도 큰 몫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세계의 역사를 통해서도 밝혀졌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의 1인이 되기 위한 권력투쟁은 유사 이래 곧바로 시작되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며 미래에도 진행될 불변의 진리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집권자가 몇 번씩이나 바뀌고 200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공사가 진행된다는 것은 불가사의에 해당하며 이해가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임대통령과 시장이 수백억을 들여서 시공 중인 국책사업마저 후임들이 사업자체를 묵살하며 과거와의 단절을 정책의 목표로 설정하는 상태에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문화유산과 일류국가를 기대하는 것은 감나무 밑에 누워서 입에 감이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프랑스가 노트르담 대성당을 보수하기위해 모금활동을 개시한지 이틀 만에 무려 1조2000억원 가량의 성금이 답지한 것은 프랑스 국민들이 자신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열정이라고 할지라도 국격을 높이고 문화재를 보호하며 재난을 타개하기 위한 프랑스 국민들의 나라사랑 행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복원작업이 시작되겠지만 철거에 소요되는 시간마저 몇 년이 걸릴 거라는 의견도 있고 복원에 소요되는 기간도 예상을 초월할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세계인들의 성지나 다름없는 노트르담대성당의 성공적인 복원을 충심으로 기원하며 종전의 모습을 친견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정호경 울산시 남구 신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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