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관세 25%로 인상 소식에

글로벌 증시 급락·엔화등 급등

코스피·국고채 금리 일제 하락

韓, 미중 관세 인상에 가장 취약

중간재 수출 중심 울산 직격탄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격화 우려로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환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석유·화학제품, 철강재, 자동차 부품·기계부품 등 중간재 위주의 울산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끼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너무느리다면서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금요일인 오는 10일부터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중국,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고 엔화, 스위스프랑 등 안전통화의 가치가 급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9.33p(0.88%) 내린 2176.9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1일의 2168.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37p(1.10%) 내린 753.45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6bp(1bp=0.01%) 내린 연 1.723%, 10년물은 연 1.885%로 1.5bp, 1년물과 5년물도 각각 0.9bp, 1.6bp 하락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화돼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다”며 “다만 호주중앙은행(RBA)이 금리를 동결했다는 소식에 낙폭은 다소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인상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한국을 꼽고 있다. 관세가 오르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는데 이와 맞물려 반도체를 비롯한 전기·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 수출이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IMF는 최근 ‘2019년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관세율이 1%p 인상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9개국 중 최고인 0.65% 줄어들고, 독일(0.48%), 일본(0.33%)과 중국(0.27%) 순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동일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에는 대미수출 증가, 대중 수출 감소로 파급효과가 엇갈렸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장기적으로 7.7~10.3% 늘어나는 반면 대중 수출은 1.3~5.3% 감소할 것이라고 IMF는 추정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감소하는 만큼 한국 제품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이른바 ‘수출 전환 효과’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GDP는 각각 0.3~0.6%, 0.5~1.5%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중간 무역전쟁 재발은 중간재 위주의 울산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된다. 수출제품이 중국에서 가공돼 다시 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아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는 곧 대중 중간재 수출에 큰 타격을 받게된다. 지난해 울산의 대 중국 수출액은 110억달러(15.7%), 대 미국 수출액은 92억달러(13.1%)로 울산의 1~2위 수출국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중간재 비중은 지난해 80%에 근접한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제재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미-중 통상갈등으로 우리나라가 입을 수출 피해가 최대 367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한바 있다. 김창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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