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약 포지션 말이 자극제로”
조별리그 선방 실점 2점 그쳐

▲ 오승훈의 리그 경기 모습. 프로축구연맹 제공

올해 프로축구 시즌을 앞두고 이적시장에서 가장 돋보인 팀은 울산 현대였다.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윤영선과 미드필더 김보경을 필두로 대부분 포지션에서 간판급 선수를 대거 보강하며 전북 현대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다만 영입은 필드 플레이어 쪽에 쏠렸다.

지난해 오승훈(31)과 김용대(40)가 거의 비슷한 경기 수를 소화했던 골문에선 김용대의 은퇴 이후 오승훈에게 힘이 더 실린 것 정도가 변화였다.

울산의 ‘넘버 원’ 수문장이 된 오승훈은 팀이 K리그1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K리그1 8경기에 출전해 6실점을 기록했고,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선 5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서 2골만 허용해 믿음에 부응했다.

7일 안방에서 시드니 FC(호주)를 제압하고 조 1위와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할 때도 믹스 디스커루드의 ‘뒤꿈치 골’과 더불어 그의 선방이 단단히 한몫했다.

믹스의 골 이후 시드니가 반격을 위해 공세를 강화하던 후반 19분 앤서니 카세레스가 골지역 바로 밖에서 강하게 때린 오른발 슛을 거의 얼굴로 막아내다시피 했고, 이후에도 안정적인 방어로 무실점 승리를 지켜냈다.

시드니전을 마치고 만난 오승훈은 “시즌 전 보강이 워낙 잘되다 보니 ‘최약 포지션’이 골키퍼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기분 나쁘기보다는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올해만큼은 완전히 주전을 꿰찬 것으로 보이지만, 오승훈은 여전히 ‘경쟁 중’이라고 여기는 게 선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귀띔했다.

그는 “제가 ‘1번’ 골키퍼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서 “오늘 잘 보여주지 못하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승훈은 지난해 수원 삼성과의 16강전에서 홈 1차전에 승리하고도 원정 2차전에서 3골을 내줘 무너졌던 일을 잊지 않고 있다.

오승훈은 “동료들을 믿지 못하면 팀이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을 믿는다”면서 “대체선수들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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