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소영 학성동물매개치료센터장

초등학교 입학전, 대부분의 아이들은 햄스터와 기니피그와 같은 소동물이나 파충류, 곤충 등을 체험활동을 통해 접하게 된다. 그리고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동물원을 방문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람과 구분되어지는 ‘동물’에 대해 알아간다. 아이들이 나와 다른 개체인 동물과 마주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태도이다. 초등학교 동물보호교육 설문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단어 사용에 관한 질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애완동물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답했으며 저학년일수록 ‘반려동물’이라고 답하는 학생의 수가 없거나 현저히 적었다. 게다가 각 단어에 대한 의미의 공통적인 답은 ‘집에서 키우는 동물’ ‘펫샵에서 사서 키우는 동물’이라는 것이었다. 즉, 동등한 생명체로서의 의미가 아닌, 하찮은 존재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의 형성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동물원에 갇혀 있거나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 재롱을 부리는 동물로써 사람보다 하찮은 동물로 아이들의 기억에 자리잡게 만드는 것은 경험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경험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사고와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도와줄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 ‘찾아가는 동물사랑교육’이 사람과 반려동물, 그리고 생명과 연관지어 답을 줄 수 있다. 자신의 생명을 존중하는 사람은 나아가 다른 존재의 생명도 존중할 수 있다. 특히 성장하는 아동들에게는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에 대한 신념을 내면화시키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인간의 삶은 이성적이면서도 건강한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비이성적이고 병적인 방식으로 실현되기도 한다. 특히 아동의 발달에서 지적능력과 정서지능 중 어느 한쪽이 편향되게 발달하거나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아동이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적응력이 부족하게 되어 정서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성장이 어렵다.

타인과 공존하는 삶의 가치와 실천능력을 통한 생명의 의미를 깨닫고, 생명체를 경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연친화교육이 중요하다. 동물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한 동물사랑교육은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존중이 무엇인가를 이론적으로 가르치기보다는 아동들이 스스로 교감하여 깨닫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산교육이다. 무엇보다 아동들에게는 공감능력을 함양하여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고통을 타인 또는 동물도 똑같이 느끼는 동질감을 유도한다. 이러한 교육활동은 아동들이 사용하는 부정적인 말과 거친 행동들을 자제하고 개선하는 변화를 보이기도 하며, 긍정적인 말과 행동의 피드백을 통하여 자신에 대한 반성과 긍정의 변화를 보이려고 노력하는데 도움을 준다. 나아가 아동들의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 향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동물사랑교육은 생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반려동물과의 직·간접적 교감활동을 통해 스스로 깨달아가는 교육이다. 유기동물들의 실태를 영상으로 시청하고 영상속 동물과 같은 처지였던 치료도우미견과의 만남이 사람들의 그릇된 행동으로 고통을 받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동들은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와 행동이 어떤 것인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청진기로 나와 반려견들의 심장소리를 들어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들과의 산책활동을 통하여 공동체 의식뿐만 아니라 사회적 규범의 중요성 또한 알아간다. 사람과 동물의 상호작용에 관한 학술지에 소개된 한 연구는 교실에 강아지가 있으므로 인해 긍정적인 사회적 결집력이 강화되었으며, 동물과의 교감이 아동의 언어, 자아존중감, 다른 사람과의 유대, 창의력, 놀이능력을 활성화한다는 결과를 통해 반려동물을 활용한 교육이 아동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반려동물을 만지고 쓰다듬는 활동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잘 짜여진 동물교감 수업을 통해 아동들의 자아존중감 향상과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립시킴으로써, 심리적인 내적 강화 및 사회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 즉, 동물사랑교육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고 했지만, 지금의 시대에는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만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아동들이 몸만 성장한 어른이 아니라, 건강한 생각과 정신을 갖춘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성소영 학성동물매개치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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