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영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잘못된 생활습관·수면습관등이 원인
한달이상 수면장애 겪으면 불면증 의심
한번 발생하면 더욱 고착화·만성화돼
내과적·정신과적 질환등도 확인해봐야

잠은 행복한 생활을 위한 필수 요소다. 수면은 감정과 인간관계, 업무,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수면은 낮 동안 피곤해진 뇌와 몸에 휴식과 재충전을 제공해 새로운 하루를 준비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불면증을 겪게 되면 뇌와 몸이 충분히 재충전될 수 없으므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김지영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불면증이 어떻게 시작되며, 치료하는지 자세하게 알아본다.

◇수면 유지 어렵다면 불면증 의심

불면증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환자 자신이 느끼기에 잠이 불충분하거나, 잠이 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거나, 수면시간이 짧다고 느끼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고 느끼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김지영 전문의는 “불면증은 최소 1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잠이 들기 어렵거나, 유지하기 어렵거나,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증상이 있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즉 불면증은 잠이 들기 어려운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국내 연구에서도 가장 흔한 불면증의 유형은 잠을 잘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인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불면증은 평가용 설문지, 이학적 신체검사, 수면일지, 활동기록계(actigraphy), 수면다원검사 등을 활용해 진단하며, 그 원인을 찾는다.

김 전문의는 “불면증은 개인의 잘못된 수면습관 및 생활습관, 그리고 심한 스트레스 사건 때문에 유발되기도 하고, 내과적 및 정신과적 질환들에 의하여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수면위상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 수면무호흡증, 기면병 등을 포함한 1차적 수면장애를 동반하지는 않는지 점검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약물적 인지행동치료 병행해야

불면증은 한 번 발생하면, 조건화된 각성 상태와 행동상의 문제, 수면에 대한 인지왜곡 등으로 인해 더욱 고착화되고 만성화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약물적 치료뿐만 아니라 비약물적인 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현재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비약물적 인지행동치료로는 △수면위생교육(sleep hygiene) △인지치료(cognitive therapy) △수면제한치료(sleep restriction) △자극제어치료(stimulus control) △이완요법(relaxation technique)등이 있다.

김 전문의는 “비약물적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해야 불면증을 해결하고 난 뒤에도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수면제를 사용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알고 수면제 사용을 적절한 수준에서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시간 상의 제약 때문에 비약물치료보다는 약물적 치료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김 전문의는 “임상에서 1차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수면제로는 벤조다디아제핀계열의 수면제와 비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수면제가 있다.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수면제는 수면유도 효과 이외에 근이완과 같은 다른 부작용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일명 ‘Z drug’이라고 명명된 비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수면제는 벤조다이아제핀의 일반적인 부작용 없이 수면만 유도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불면증은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 가능한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수면제 사용으로 인하여 수면제에 대한 심리적 의존이 초래되기도 한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함께 다양한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하면서 환자의 불면증이 호전될 수 있다는 확신을 치료자가 가지고, 환자에게도 이러한 확신을 심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환자가 호소하는 불면증의 원인을 정신과적으로 불안감 및 우울감에서만 찾는 것 보다는,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내과적 질환 및 일차적 수면장애가 동반돼 있지는 않은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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