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을 확인하는데 성공한 UNIST 연구진. 왼쪽부터 최원영 교수, 진은지 연구원, 이인성 연구원, 민승규 교수.

UNIST(총장 정무영)는 자연과학부 최원영 교수팀이 금속과 유기물로 이뤄진 구멍이 많은 구조체인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합성하고 음성 푸아송 비(NPR)의 특성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음성 푸아송 비를 가진 물질은 충격파 흡수재료나 센서, 인공 근육 등에서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어서 이번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푸아송 비는 물체에 힘을 더할 때 수축하거나 팽창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물체에 압력을 가했을 때 그 방향과 수직인 쪽으로 팽창하므로 푸아송 비를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독특한 물질은 압력이 가해진 방향의 수직인 쪽으로 수축하는 특징을 보인다. 푸아송 비를 가진 물질과는 반대로 작동하는데 이것이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이다.

기존 음성 푸아송 비의 특징을 가진 모델은 수학적 계산으로 연구됐고 이후 다양한 모델을 기반으로 제올라이트나 고분자 등에서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을 확인했다. 다양한 구조적 특징을 보이는 물질 가운데는 ‘내부 구조 배열이 회전(rotation)하는 형태’도 있었다.

최원영 교수팀은 이런 ‘회전 모델’을 유연한 고체 물질에서 구현해 음성 푸아송 비를 갖는 MOF를 합성했다.

최 교수팀은 새로 합성한 MOF(UPF-1)에서 음성 푸아송 비의 특징이 나타나는 원리도 규명했다. 이 물질에는 경첩처럼 접히는 구조가 있어 이를 중심으로 내부 구조의 배열이 변한다. 그 결과 회전 메커니즘을 토대로 물질이 수축·팽창하면서 음성 푸아송 비의 특징을 보이는 것이다.

제1저자인 진은지 UNIST 화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은 구성성분이나 크기가 아니라 내부 구조의 배열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을 갖는 회전 모델을 자기조립 고체 물질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민승규 UNIST 자연과학부 교수팀은 UPF-1의 푸아송 비를 밀도함수이론에 기반한 반경험적 방법(DFTB)으로 계산했다. 그 결과 UPF-1 구조는 압력이 주어진 방향에 수직 쪽으로 변화하면서 음성 푸아송 비의 값(-1)을 갖는 걸 확인했다. 이런 변화는 접히는 지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회전 모델’에 기반하고 있었다.

이번 연구에는 나명수 UNIST 자연과학부 교수와 장우동 연세대 교수도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 자매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5월10일자에 게재됐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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