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여야 5당대표 회담 제안에 한국당 ‘단독회담’ 역제안

과거 여야 영수회담 언급
黃대표와 단독만남 제언
“들어보고 할 말 하면 돼”
靑 “취지에 안맞아” 난색
회담 성사까지 난항 예상

문재인 대통령의 ‘대통령과 여야 5당대표 회담’ 제안으로 경색 정국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되는 가운데 원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일대일 회담’ 역제안으로 최종 성사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일대일 회담’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언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여야 지도부 회담을 제안했고, 청와대는 다음 날인 지난 10일 여야 5당 지도부와 접촉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 가능성을 타진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회담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은 대통령과의 회담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회담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여야 5당이 모두 참여하는 회담 대신 ‘일대일 회담’을 요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의 회담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민생법안을 둘러싼 이견,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교착 국면을 면치 못하는 정국의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당이 ‘일대일’ 방식을 고수하는 모양새여서 회담이 언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일대일 회담을 하는 것은 애초 문 대통령이 제안한 회담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자신이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회동에 대해 “문 대통령께서 진정한 대화의 의지가 있다면 제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경북 영천 은해사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문 대통령과 1대1 회동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여야 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회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님! 황 대표의 단독면담 요구를 수용하십시오”라며 “들어 보시고 하실 말씀 하시면 됩니다”라며 문 대통령과 황 대표의 ‘일대일 회담’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의원은 “과거에는 여야 영수회담을 했다”며 “박정희-김영삼, 노태우-김대중, 김영삼-김대중, 김대중-이회창 등 모두 단독회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가 ‘김대중 대통령과 단독회담 중 탁자를 쳐서 커피잔이 넘어져 여비서가 도망갔다. 문을 박차고 나왔다’고 했지만 모두가 거짓말”이라며 “자기 무용담을 밝혔지만 제가 ‘대통령 집무실 외 면담 때는 남자직원이 커피 서비스하지 여비서는 서비스하지 않는다’는 한마디에 조롱거리가 됐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황 대표와 배석자 없이 만나셔서 설득되면 되는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국민들께 황 대표가 직접 발표하라 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대통령이고 야당 대표는 야당 대표”라며 “원하는 대로 해주셔야 국민이 ‘역시 대통령은 다르다’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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