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전 1안타 무실점 봉쇄
빅리그 진출 최다 116개 던져
4개 구종 정교한 제구력 호평

▲ 13일(한국시간) LA 다저스 류현진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2019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8회에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완봉쇼에 이어 이번엔 7⅓이닝 노히트 쇼를 펼치며 시즌 5승(1패)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로 벌인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삼진 9개를 곁들이며 워싱턴 타선을 단 1안타, 무득점으로 완벽하게 봉쇄했다.

8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이던 류현진은 좌타자 헤라르도 파라에게 원 바운드로 펜스를 넘어가는 인정 2루타를 맞고 아쉽게 노히트 달성 꿈을 접었다.

파라는 류현진이 이날 던진 105번째 공인 속구를 밀어 팀을 노히트 수모에서 건져냈다.

노히트 행진이 중단됐지만, 류현진은 8이닝 무실점 쾌투를 선사했고 6대0으로 앞선 9회 마무리 켄리 얀선에게 배턴을 넘겼다.

경기는 6대0 다저스의 승리로 끝나 류현진은 시즌 5승째를 신고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노히트 게임 놓쳐 아쉽기는 하지만 실망은 없어요. 다음을 노려야죠”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2013년 빅리그 진출 후 한 경기 개인 최다인 공 116개를 던졌다. 또 두 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로 평균자책점을 1.72로 끌어내렸다.

류현진이 5이닝 이상 던져 안타를 1개만 맞은 건 2017년 8월7일 뉴욕 메츠전(7이닝 무실점 승리), 2018년 4월1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6이닝 무실점 승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류현진은 또 이달 들어 3경기 연속 8이닝 이상을 던져 완투형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류현진은 올해 빅리그 최고 연봉 투수인 워싱턴의 스티븐 스트래즈버그(3833만달러·약 452억원)와의 선발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둬 ‘에이스 잡는 에이스’로 입지를 굳혔다.

류현진은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크리스 아처(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각 팀 에이스들을 잇달아 무너뜨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1회 실점한 이래 2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다저스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우뚝 섰다.

류현진은 다만 볼넷 1개를 허용해 4경기, 27⅔이닝 만에 시즌 3번째 볼넷을 내줬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는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속구의 정교한 제구는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

‘컨트롤의 마법사’로 한 시대를 풍미한 그레그 매덕스의 ‘재림’이라는 현지 언론의 평가가 절대 과장이 아님을 류현진은 이날 공 116개로 입증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오늘 투구는 테크니션으로서, 명인과 같았다(masterful)”면서 “상대팀에 좋은 타자들이 있었지만 어떻게 상대하는지, 어떻게 공략하는지, 밸런스를 어떻게 유지하는지 보여줬다”면서 “스트라이크존에서 어떻게 배트를 피해가는지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 세 번째 볼넷을 허용했지만, 류현진은 삼진을 9개나 솎아내 워싱턴 타자들을 허수아비로 돌려세우고 탈삼진/볼넷 비율을 18.00으로 유지했다.

필살기로 던지는 4개 구종의 제구는 이날도 칼 같았다. 류현진은 이날 속구(포심 패스트볼+투심 패스트볼) 44개, 컷 패스트볼 27개, 체인지업 33개, 커브 11개, 슬라이더 1개로 배합했다.

스트라이크 존 경계를 잘 활용하는 기술은 올해 더욱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크 존을 9등분했을 때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와 경계면에 변화구를 정교하게 꽂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런 결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구종마다 공을 던지는 지점인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해 타자들이 어느 공이 들어올지 종잡을 수 없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류현진의 공을 던지는 지점은 지상에서 6피트(약 183㎝) 높이로 일관됐다.

지난해 류현진의 릴리스 포인트 탄착군은 평균 5.9피트(179.8㎝) 부근에서 형성됐다.

특정 구종을 던질 때 투수 특유의 버릇을 알 수 없기에 류현진을 분석하는 상대 팀은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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