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문화 체감률 끌어올려
시, 올해 문화예산 635억투입
울산 전체 예산의 2.16% 해당

다양한 축제·문화제 포진
처용문화제·쇠부리축제등
구군별 특화축제 경쟁구도
올해 프롬나드페스티벌 첫선

문화기반시설도 확대
곳곳서 전시·공연장 생겨나
남·북구 복합문화공간 추진
2021년 공립미술관도 문열어

시민 의식도 업그레이드
주민자치센터 동호회 비롯
아마추어 예술가 증가 추세
도시품격 높이는 선순환 기대

#전국 7대 도시에 드는 울산시가 문화예술분야 육성발전을 위한 예산책정에 너무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시가 89년도 예산 1020억여원 가운데 문화예술분야 지원을 위해 확보한 ‘문화예술비’는 전체의 1%선에도 훨씬 못미치는 4억8000만원여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창원 진주 김해시의 액수나 비중을 살펴보면 더욱 역력하다. -‘울산시, 문화 모르는 구두쇠’ 제하 본보 1989년 6월23일자

#울산에도 전시공간이 많이 늘어 이젠 윤화랑과 주리원문화홀 등 6군데나 된다. 그러나 작가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한 달에 한번 전시가 고작이고 기획전 및 상살전 등은 어려운 실정이다. 조명이나 벽면처리 등의 시설이 양호하지 못하고 교통도 불편하다. 지역 미술계가 발전이라는 대전제 아래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울산 화랑, 전시공간 늘어도 문제는 여전’ 1989년 6월16일자

30년 전 경상일보 창간 직후 문화면에 개재된 기사의 일부분이다. 이 시기 문화면 기사는 한결 같이 부족한 예산지원과 그에 따른 문화기반,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고 있다. 30년이 흐른 지금 ‘울산’과 ‘문화’를 키워드로 살펴 본 변화의 간극은 과연 얼마나 달라져 있을 지, 본보 창간 30주년을 맞아 살펴보았다.

▲ 장생포고래박물관

◇예산확대로 본 30년의 간극

도시민의 문화감수성은 얼마나 많은 공연과 전시, 축제와 문화예술교육에 노출돼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와 현재의 예산 규모를 단순 수치로 비교해 한 도시에 미치는 파장이나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고서라도 도시의 문화예술 활성화에 공을 들인 울산시의 예산지원은 30년 세월의 간극이 피부로 느껴질만큼 크고 넓다. 현재 울산시는 도시문화 활성을 위해 한 해 635억원(2019년)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전체 예산의 2.16%에 해당한다.

한때 울산을 바라보는 외부의 인식은 ‘근로자가 많은 공업도시’로 정리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돈은 많으나 품격이 아쉬운 문화불모지’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2000년대 후반에 들면서 서서히 그 같은 오명은 사라졌지만 이를 위해 공들인 그 동안의 예산투입과 시민사회의 갈등, 문화행정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고민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울산문화예술회관

◇시민축제 등 문화행사의 변천

도시의 문화 척도를 논하는데 축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울산시민축제의 효시를 이뤘던 제1회 공업축제(1967년)는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9년을 기점으로 시민대축제로 명칭이 바꿨다가 1991년부터는 처용문화제로 또다시 바꿔 지금에 이른다.

1997년 울산광역시 승격은 5개 구군 기초단위 지자체의 독자적인 축제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마두희축제(중구), 고래축제(남구), 조선해양축제(동구), 쇠부리축제(북구), 옹기축제(울주군)가 구군별 특화축제로 발전하다 현재는 울산대표축제 타이틀을 두고 경쟁구도를 벌이고 있다.

이밖에 울주군에서는 ‘언양불고기’와 ‘봉계숯불한우’를 내세워 2년마다 격년제로 추진하는 한우축제와 울산배축제도 있다.

지난 2006년 선보인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은 시민화합과 특산물홍보를 위한 지역축제구도에 문화예술향유라는 취지를 내세운 축제였다. 이후 울산지역 축제는 공연과 전시 등 문화예술 영역의 축제가 강세를 순수하지만 3년 전부터는 울산문화재단이 이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프롬나드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명칭과 내용으로 울산형 공연예술축제를 선보이게 된다.

▲ 울산옹기축제

◇문화예술기반 및 콘텐츠 확장

30년 전 울산은 문화기반시설이 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울산지역 최초 복합문화기반시설은 1996년 개관한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최초였다. 불과 24년 전이다. 그 이전에는 울산KBS홀이나 종하체육관이 그 기능을 대신했다. 그 이전에는 다방, 영화관, 나이트클럽에서도 문화행사가 이뤄졌다. 울산문예회관 이후 현대예술관, 북구문예회관, 울주문예회관, 중구문화의전당이 4~5년의 시간차를 두고 차례로 개관했다. 남구 및 북구 강동지역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기초단위 예산확보와 실현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의 역사문화를 보존하고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울산박물관도 지금으로부터 불과 9년 전인 2011년 개관했다. 이에 앞서 암각화박물관과 대곡박물관이 먼저 개장했고, 이후에는 장생포고래박물관, 옹기박물관, 울주민속박물관, 약사제방기념관 등 작은 박물관이 뒤를 이었다. 울산역사문화의 현재 화두는 반구대암각화가 포함된 대곡천 암각화군의 세계유산등재 여부다. 이에 대한 행정역량이 올해부터 집중되는 가운데 과연 울산시의 계획대로 세계유산 잠정목록인 대곡천을 2020년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2021년 세계유산 등재신청 최종후보로 격상시켜 최종적으로 2022년 1월 세계유산위원회 사무국에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을 지 시민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30년 전 단 6곳의 민간 전시공간만 운영되던 울산은 현재 5개 구군 중 울산시 중구 문화의거리 일원에서만 60여 곳의 전시 및 문화관련 업장이 운영될 정도로 확장됐다. 2021년에는 지역최초로 공립미술관도 문을 열 예정이다.
 

▲ 반구대암각화

◇사회통합 및 공감위한 문화예술

30년 간 울산의 도시문화가 달라질 수 있었던데는 시민들이 인식과 태도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문화예술을 수동적으로 바라보는데 그치지않고 몸소 체험하고 직접 창작하고 공유하는 시민예술, 즉 생활예술가들이 그만큼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각 동별 주민자치센터의 동호회 활동에 그치던 생활예술이 현재는 울산문화재단의 문화예술교육사업을 비롯해 지역 곳곳 상존하는 크고작은 문화예술기관마다 꽃을 피우는 단계다. 전문 예술가들 역시 예전에는 개개인의 창작활동에만 주로 전념하다 현재는 아마추어 예술가와의 교류나 소통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동시에 함께 가는 공공예술의 가치를 실현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이같은 전문예술과 생활예술의 모호한 경계를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않으나, 결과적으로는 시민들의 생활예술활동이 전문예술인의 기량을 높이는 동기가 될 수 있으며 도시문화의 수준을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 해야 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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