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의 현실과 미래’ 솔직담백 토크

▲ 경상일보는 창간30주년을 맞아 ‘가장 신문을 안읽는’ 2030 청년세대들과 ‘지역신문의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솔직담백한 토크(청년토론회)를 마련했다.

신문(新聞)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지만, 신문은 점점 더 각종 포털사이트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밀려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인터넷 등 디지털매체와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 등으로 무료로 제공되는 온라인 뉴스 이용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종이신문의 구독자는 줄어들고 있다. 종이신문의 미래는 진정 없는가? 경상일보는 창간30주년을 맞아 ‘가장 신문을 안읽는’ 2030 청년세대들과 ‘지역신문의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솔직담백한 토크(청년토론회)를 진행했다.

△일시·장소: 4월30일 오후 6시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사회: 배정환 경상일보 디지털뉴스부장
△토론자: 김은찬(34·울산시내버스 기사), 강효정(22·춘해보건대학교), 신유리(33·마케팅회사 근무), 신성훈(21·울산과학대학교)

△2030세대에게 지역신문이란 매체는 생소할 것이다. 경상일보를 아는지?

▲ 김은찬(34·울산시내버스 기사)

“어렸을때 중국음식집을 해서 들어오는 신문이 많았다. 스포츠 신문이나 만화만 읽었는데 기억나는것은 상단에 크게 적혀있는 경상일보 글자, 다만 울산에서 제일 큰 신문사인것을 알고 있었고, 경상일보가 30년 됐다니까 저랑 나이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김)

“경상일보를 아냐고 물었을때 다들 대답했지만 나는 몰랐다. 이 인터뷰를 하면서 처음 알았다. 인터뷰 하기전에 찾아봤는데 기사를 몇개 봤다. “아 이런 신문사도 있었구나”라고 생각했고 또래들이 신문을 안읽듯이 신문사가 있는줄을 몰랐다”(강)

“울산관련 소식을 찾아볼때 많이 언급이 되고 유출이 많이 되던 신문사로 기억된다. 그래서 많이 들어봤다”(신)

“휴대폰으로 스포츠 뉴스보려고 들어가면 항상 거쳐 지나가는 헤드라인만 기억되는 신문이다”(훈)

△젊은 세대들의 지역뉴스에 대한 관심은?

▲ 신성훈(21·울산과학대학교)

“일부러 보진 않고, 아버지께서 뉴스를 많이 보신다. 아버지 따라 지역뉴스를 가끔 보고 듣는 정도다. 직접 찾아보진 않는다”(훈)

“찾아보긴 하는데 한정돼있다. 여행이나 축제를 자주 보는데, 지역신문에서 주최하는 행사를 주로 찾아본다”(신)

“내가 살고있는 웅촌은 한적하다. 며칠전의 포르쉐 교통사고 같이 내가 사는 지역의 뉴스는 보지만 굳이 찾아보지 않는다”(강)

“울산 뉴스를 찾아본다. 직업이 버스기사다 보니 소식이 빠르다. 왜냐하면 각 노선을 돌아다니는 버스 기사들이 많다. 모이면 소문이 빠르다 보니 소식을 금방 접한다. 다만 사고가 나면 다른 언론사에서는 빨리 나오지만 울산지역뉴스는 한발 느린 감이 있다”(김)

△젊은 사람들은 왜 신문을 읽지않나?

“주로 이동을 할때 뉴스를 접하는 편인데, 신문은 면적도 넓고 비가 오면 젖고 잘 찢어진다. 그에 비해 스마트폰은 한손에 들어오고 스크롤만 내리면 볼 수 있다. 또 집에서 보려면 구독료를 내야하니 잘 찾지 않게 된다”(훈)

▲ 신유리(33·마케팅회사 근무)

“한국사회는 빨리빨리 문화인데 신문은 시대에 뒤떨어진다. 이미지나 새 소식을 빨리 접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신문에 새 소식이 나온다고 해도 이미 알고있는 소식이다 보니 뒤쳐지는 느낌이다”(신)

“시간도 경제인데 경제적이지 못하다. 포털 싸이트에 검색하면 관련 정보가 다 뜨는데, 어느 세월에 종이를 한장한장 넘겨가며 정보를 찾는게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강)

“빨리빨리 보기 위해, 내가 원하는 정보만 보고 싶은데, 요즘 시대는 자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시각적으로 보는 뉴스나 포털사이트나 자극적인 영상을 보여주니까 조금 더 집중하게 된다. 신문은 나만의 여유로운 시간이 필요하다”(김)

△신문에 어떤 내용이 실리면 볼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축구팀에 대한 내용은 네이버에 나오는 것과 내용은 비슷하겠지만 신문에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서 찾아볼 것 같다”(신)

“포털 사이트를 포기할 수는 없을것 같다. 신문을 보려면 포털에 없는 뒷얘기를 파고드는 기사, 딱딱한 기사보다는 드라마같이 쉽게 풀어 주는, 신선한 기사가 필요하다. 모든 이에게 잊혀진 일을 다시 재조명을 해준다면 신선한 내용이 될 수 있다.”(훈)

▲ 강효정(22·춘해보건대학교)

“나에게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찾아볼 것 같다. 예를들면 내가 다니는 학교나 내 주위,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 일이 생긴다면 흥미가 생긴다”(강)

“두 딸을 키우는 아빠다. 5월은 가정의 달인데 내 생활에 필요하지 않는 행정적인 뉴스만 나오는데, 예를 들면 5월 중 공휴일에 아이가 아프면 근처 어디 병원에 가야 진료를 하는지, 휴일에 진료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사소한 소식이라도 지역밀착형 뉴스를 전해 준다면 지역뉴스도 공감을 얻을 수 있다”(김)

△종이신문이 부활할 수 있는 방법은?

“변화하는 시대에 종이신문을 살린다는것은 힘든 부분이다. 울산에 축제가 참 많은데 대부분 지나가다 보면 현수막이 걸려있는게 전부다. 울산에 대한 정보를 더 실리게 하면 사람들이 조금 더 흥미를 가질것이다”(김)

“만약 연령을 나눠서 관심사를 겨냥한 신문을 낸다면 구독을 할것같다. 예를 들면 젊은 사람들이 관심갖는 축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복지같은 정보를 싣는다면 신문을 찾을것이다”(강)

“지역 언론사끼리 경쟁할 필요가 있다. 계속 견제하고 서로 어떤 정보를 다루나, 계속 감시하고, 인터넷뉴스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신문이 잘 할수 있는 강점을 찾아서 주력으로 밀어야 한다. 그러면 구독자가 생기고 지역신문의 색깔을 찾을수 있을것이다”(신)

“휴대전화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신문사가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최선은 지금의 구독자를 놓치지 않는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에게 신용을 얻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훈)

△종이신문의 미래에 대해 한마디?

“내 로망은 자식이 생긴다면 쇼파에 앉아서 신문을 읽는 지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되고 싶다. 이 자리를 빌어 신문과 가까워지는 시간이 된것 같다”(훈)

“종이신문이 위기라고 하지만, 종이신문을 지키고 부활시키려고 노력하는 분들을 만나는 자리여서 보람되는 자리였고, 종이신문이 없어지면 안된다고 생각되는게 옛것이라고 아예 없애버리는게 좋은게 아니다. 정말 필요한 때가 있고, 방법이 있고, 빛을 볼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신)

“종이신문을 오랜만에 생각했다. 할머니가 되어서 “옛날엔 종이신문이라는게 있었지”라고 회상할지 모르지만, 한때 신문을 읽었던 사람으로서 너무 반가운 자리였다. 이렇게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은것을 보니 종이신문의 미래가 어두운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강)

“토론회를 참가하기전 신문에 대해 한번 더 보고 공부하게 됐다. 토론회를 계기로 “아, 신문기자들이 신문을 만들기 위해 많이 고생했겠구나”라고 느끼게 됐다. 앞으로 주위 사람들이 신문을 많이 읽을 수 있게 나부터 노력하겠다”(김) 정리=김도현기자 gulbee09@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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