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애란 울산과학대학교 학술정보운영팀장

이용자 수가 뚝 떨어졌다.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에 떠밀려 중부도서관이 셋방살이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임시 이전한 성남동의 도서관 면적은 북정동 소재 도서관 면적의 4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도서관은 자료를 비치할 수 없어 대부분 도서를 울산도서관에 임시 이관한 상태다. 이용 공간과 읽을 도서가 줄어들자 이사 전(2016년)에 도서관 방문자가 57만3641명에서 2018년 21만3519명(63%)으로 급감했다. 임시 도서관의 부족한 학습환경은 이용자의 외면을 받았고, 울산 최초의 공공도서관이었던 중부도서관의 근심은 늘었다.

지난 1월, 새 중부도서관의 부지가 논란 끝에 혁신도시 내의 LH 사업단 부지로 결정되었다. 도서관을 빨리 이용하고 싶은 주민은 가뭄에 단비 같은 좋은 소식이었다. 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이 4월 승인되었고, 6월 말,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투자 재심사를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심사 결과에 따라 중부도서관의 면모가 드러나므로 울산광역시의회나 중구청 관계자의 안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2022년까지 ‘생활 SOC 3년 계획’에 의거, 도서관과 체육관 등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시설 구축에 14조5000억원을 투자하여 어느 지역 주민이든 도보 10분 거리에 도서관이나 체육관을 배치한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 중부도서관 건립에 주목하는 이유는 신설이 아닌 대체 신축이기 때문이다. 중부도서관을 애용했던 주민들은 도심 속 중부도서관과 동헌을 이용했던 옛 추억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신축될 도서관이 신속히, 그리고 과거 도서관보다 넓고 다양한 서비스를 하루라도 빨리 마주하고 싶어 한다. 어쩌면 주민세를 내는 그들의 당연한 권리이지 않을까. 시정 관계자는 이런 민심을 잘 읽어야 한다.

이런 당위성 외에도 도서관은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곳이다. 울산도서관은 개관 초기 하루 평균 방문자가 4000명이었다. 미국 전역에 스타벅스 카페보다 많은 공공도서관도 매일 400만명이 도서관을 방문했다(2016년 미국도서관협회) 그들은 공공도서관에서 개설한 프로그램에 1억1300만명이 참여했다. 참가자 수는 메이저 리그급 야구나 축구 그리고 농구를 합친 참여 수보다 많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2017년 교육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한 수는 2600만명 이상이었다. 울산은 지난 4월, 도서관 주간 동안 200여 개의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개설했고, 참여자는 사회적 자본 가치를 높였다.

이처럼 많은 이용자가 도서관을 찾는 이유는 누구나 평등한 학습권이 보장되며, 안전하고,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뿐더러, 책과 온라인자료 그리고 프로그램이나 와이파이(Wi-Fi)까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교육문화의 생활 터전이기 때문이다.

이런 도서관의 기능과 주민의 이용 목적을 고려한다면, 울산의 새 중부도서관은 그 어떤 사업보다 우선이므로 제대로 된 도서관 예산을 책정하고 착공을 서둘러야 한다. 울산 최초였던 공공도서관의 역사를 더한 교육문화관광 명소로 새 중부도서관이 거듭나길 염원한다. 이애란 울산과학대학교 학술정보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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