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맑은기업

▲ 맑은기업 생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복사용지 포장작업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종이로 만든 친환경포장재로 녹색인증
창업 8년차…2016년 경주에 제조공장
고용인원 절반 장애인 ‘사회적기업’
서비스업 접목한 신규 아이템도 구상

“장애인들을 위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16일 경주 외동읍 석계산업단지에 위치한 (주)맑은기업의 재생용지 제조공장에서 만난 황희(사진) 대표는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그는 비록 자신이 장애인이지만 울산에서 창업을 하고 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장애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장애인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황 대표가 지난 2012년 울산(남구 무거동)에 설립한 맑은기업은 현재 창업 8년차를 맞이한 사회적기업이다. 울산지역을 중심으로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의 공공기관에 재생용지를 납품하고 있다. 맑은기업의 주력상품은 A4 종이를 담는 친환경포장재로, 테이프와 스탬플러 등을 사용하지 않고 종이로만 만들어져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다. 맑은기업은 흔히 창업기업들이 경영난을 겪는 ‘데스밸리’(Death Valley·창업 3~7년차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시기)를 극복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 맑은기업은 포장용 비닐테이프가 필요없는 종이박스를 개발해 녹색기술 제품 인증을 받았다. 김동수기자

창업 초기 황 대표를 포함해 3명의 인원으로 출발한 맑은기업 고용인원은 현재 34명으로 늘어났으며 그중 절반 이상은 장애인이다.

연간 매출액 또한 2012년도 2억원에서 지난해 93억으로 5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016년 경주에 제조공장을 설립했으며 전국에 5개 지사를 운영중이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수도권 시장 공략을 위해 청주와 세종에 자가 물류기지를 매입했다. 이에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량은 서울과 경기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다.

▲ 경주 외동읍 석계산업단지에 위치한 맑은기업공장 전경.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황 대표가 맑은기업을 창업한 이유는 간단하다. 장애인인 자신이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직접 회사를 차린 것이다.

그는 “20살때 교통사고를 당하고 4년 정도 병원생활을 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에는 몰랐지만 막상 퇴원을 하고 세상에 나오니 ‘이게 현실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며 “몸이 불편한 장애인인 내가 세상에서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구직활동을 했지만 성과가 없어 결국 한동안 집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황 대표는 교직원인 한 지인과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사업 아이템을 발견하게 된다.

▲ (주)맑은기업 황희 대표(사진)

황 대표는 “A4용지의 포장박스를 분리수거할 때 테이프와 스탬플러를 제거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얘기를 듣고 친환경포장재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 지원융자를 받아 개발한 포장용 종이상자로 특허와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이 확장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맑은기업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포장재를 납품하는 작은 기업이지만, 최종적인 목표는 전국적인 수준의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며 “전국에 물류기지를 구축함으로써 배송체계를 갖추고 이에 서비스업을 접목한 신산업 아이템도 구상중이다”고 밝혔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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