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주총장 봉쇄등 가처분

노조, 22일까지 파업 투쟁등

사활 건 저지 움직임

대규모 물리적 충돌 우려도

▲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 주주총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는 노조가 주총장 봉쇄 등 방해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고, 노조는 사활을 걸고 물적분할 저지에 나설 것으로 보여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 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지부, 대우조선지회를 대상으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울산지법에 제기했다. 지난 3월8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 이후 실질적 인수절차를 위한 첫 관문인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여부를 결정할 주주총회가 오는 31일 예정된 가운데 노조가 파업 수위를 높이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 따르면 △주주들을 출입할 수 없도록 하는 행위 △출입문이나 출입 경로를 봉쇄하는 행위 △노조원들이 소수 의결권을 위임받아 주주총회에 참여하고 진행을 지연하는 행위 △주총 전날 주주총회장이 위치한 한마음회관과 그 부지 등 100m 주변에 진입하거나 점거·체류·농성·유인물 배포·피켓·벽보·현수막 기재 등의 방법으로 주주총회의 진행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 등을 금지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오는 22일 오후 심문기일이 잡혔다.

회사는 또 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불법파업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대우해양 인수 첫 관문인 물적분할 승인을 다룰 주주총회의 원할한 진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투쟁 수위가 만만치않아 주총 당일 물리적 충돌은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노조는 지난 16일에 이어 17일에도 전 조합원 대상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며 분할반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집회에는 그동안 파업에 비해 많은 2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노조는 오는 21일까지 4시간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22일에는 8시간 전면파업 후 서울로 올라가 집회를 벌일 방침이다.

회사는 대우조선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과 맺은 계약상 선결 조건인 물적분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나,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 완료 여부와 상관없이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승인이 날 경우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자회사이자 신설 생산법인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되는 효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법인이 분할되면 기존 현대중공업 소속 노동자들은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소속이 바뀌게 돼 이 과정에서 단체협약 승계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물적분할 후 생산법인인 신설 현대중공업 이윤은 중간지주회사로 귀속되고, 부채는 떠안는 구조’라며 구조조정의 위험성을 들고 있기 때문에 물적분할을 다룰 주총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앞서 지난 2017년 조선·해양·엔진, 일렉트릭, 건설기계, 로보틱스 사업 분할을 위해 주주총회 진행 당시에도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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