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허가받지 않은 현수막

오늘부터 전부 철거 통보

노조 구청찾아 오토바이 시위

철거과정 마찰 불가피할듯

▲ 울산 동구청이 관내 불법 현수막을 철거하겠다고 현대중공업 노조에 통보한 가운데 지난 17일 오후 2시께 동구청 앞에 노조원 400여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모여들어 현수막 철거에 항의하고 있다.
울산 동구가 지역 곳곳에 내걸린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반대 현수막이 불법이라며 철거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현수막 철거시 반발을 예고해 철거 과정에 진통이 우려된다.

19일 동구에 따르면 동구는 지난주 초 현대중공업 노조 측에 물적분할 반대 내용이 담긴 현수막 중 허가를 받지 않은 구역에 불법으로 설치된 현수막은 전부 철거하겠다고 통보했다. 동구가 현재 관내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중인 현수막은 약 300개로 이 중 상당수가 집회 구역으로 신고되지 않은 곳에 걸린 불법 현수막으로 보고 있다.

현수막 철거 이야기는 지난주 열린 간부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에서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이 중요한 이슈인 건 사실이지만 불법 현수막을 그냥 두는게 행정으로서 맞냐는 의견이 나왔고 회의 끝에 불법 현수막은 철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구청의 결정에 노조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들 400여명이 지난 17일 오후 2시께 오토바이를 타고 동구청 앞으로 모여들어 40여분 간 경적을 울리며 현수막 철거 결정에 항의를 했다.

노조 관계자는 “물적분할 반대 현수막은 노조 뿐만 아니라 구민들의 목소리다. 노조를 떠나 우리도 동구의 주민이다. 그럼에도 동구청이 현수막을 철거한다는 건 구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잘못된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동구는 월요일부터 불법 현수막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노조 측에서 현수막이 걸린 곳에 추가로 집회 신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집회 신고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해당 구역에 걸린 현수막은 더이상 불법 현수막이 아니게 된다”면서 “다만 신고가 되지 않은 곳에 걸린 불법 현수막은 월요일부터 철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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