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유례없는 폭염을 겪은 울산은 올 여름 더위에 대해서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벌써 시내 일부 점포에서는 에어컨 가동을 시작했고 많은 운전자들은 창문을 닫고 실내 에어컨을 켰다.

폭염은 옛날에도 있었고 최근에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폭염은 미세먼지를 동반하고 폭염의 지수도 훨씬 높아졌다는 것이 문제다. 울산시가 1000만그루 나무 심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폭염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고단위 처방이 있어야 한다.

울산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난히 뜨거운 지방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여 공기가 소통되기 어려운 분지형태의 땅이다. 염포산과 동대산, 돗질산 등이 바닷바람을 막아 중구와 남구의 기온은 매우 높고, 도심에서 바닷가 쪽으로 염포삼거리 고개를 넘으면 기온이 2~3도까지 낮아진다.

여기다 울산은 거대한 산업단지로 둘러싸여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엄청나다. 열섬화 현상은 대부분 산업단지 내의 공장 지붕에서 일어난다. 여천공단이나 온산공단에는 공장 지붕의 온도가 40~50도까지 오르내린다. 열섬의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울산은 지난 2016년 24차례 폭염경보가 발생한 이후 2017년 26차례, 지난해 39차례 등 매년 폭염일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유례없는 폭염으로 울산 뿐 아니라 한반도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기후 요인 속에서도 그 나름의 대처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폭염을 저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은 역시 열섬화 현상을 방지하는 것이다. 도시는 대부분이 도로, 건물, 공장 등 콘크리트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도시 한 가운데 태양이 내려쬐면 복사열이 축적되는데, 이 복사열이 저녁이 되더라도 좀처럼 식지 않는 것이 문제다.

울산시는 지난 3월 울산지역 기업체와 기관들이 참여한 가운데 대대적인 ‘1000만 그루 나무심기 참여 협약식’을 열었다. 열섬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금도 1000만그루 나무심기의 손길들을 보면 하나같이 헛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뜨거운 도심과 공장단지, 콘크리트 가로변 등에 나무를 심어야 폭염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데, 숲속에 또 숲을 조성하는 일들이 허다하다. 산림청에 따르면 도시숲 1ha는 168㎏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을 3~7℃ 낮추며, 습도는 9~23% 높인다. 1000만그루 나무심기도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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