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바탕의 전지 2장

효제충신·예의염치 주제

총 128자 한자로 채워져

이강·박영효 감정서도 전시

▲ 관람객들이 명성황후의 글씨와 함께 명성황후의 친필임을 확인해준 의친왕과 박영효의 감정서를 바라보고 있다.
경상일보 창간 30주년 기념으로 특별전 ‘보묵(寶墨)­근대미술로 오는 길목’이 진행되는 가운데 전시작품 중 명성황후의 친필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성황후의 글씨는 붉은 바탕의 전지(170x40㎝) 위에 단아하면서도 강직한 서체의 한자로 쓰여졌다. 2장의 전지에는 각각 ‘효제충신’(孝悌忠信) ‘예의염치’(禮義廉恥)를 주제로 총 128자의 한자가 채워져있다.

‘마음으로 마음을 삼아 길이 효(孝)를 생각하네’ ‘도(道)와 예(禮)로써 자기 도리를 다함을 충(忠)이라 하네’ ‘옥처럼 깨끗하고 얼음처럼 맑아야 염(廉·청렴)을 해치지 않으리’ ‘돌아보고 또 돌아보아야 허물을 벗어나 치(恥·부끄러움)가 없게 되리’ 등 군신 간의 관계와 사람의 도리를 강조하고 있다. 구한말 국모로써 지켜 본 나라의 위기와 급변하는 정세를 돌아보며 쓴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명성황후의 글씨와 함께 후일 이 글옆에는 놀라운 마음을 문서로 남긴 고종의 다섯번째 아들 이강(의친왕·1877~1955)과 한말개화파 박영효(1861~1939)의 감정서까지 나란히 전시돼 있다. 갑자년(1924년)에 쓴 박영효의 문서에는 ‘명성황후(明成皇后)의 진적(眞蹟)이다. 내 친구 스나가후쿠사이(須永輹齋)가 일찍이 한성(漢城)에 갔다가 이근용으로부터 취득한 것인데, 지금 와서 보여주었다. 내가 금석지감(今昔之感)을 금하지 못하겠다’라고 쓰여있다. 6월30일까지 울산박물관 2전시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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