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제조업과 연계한 신산업 육성
강소中企·기술창업 지원과 더불어
인구 감소 막을 대책도 서둘러야

▲ 이창기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장

지난 주말, 고용 상황이 올해 들어 개선되고 있다는 희망적인 입장이 발표됐다. 올해 월평균 취업자수 증가폭을 작년의 9만7000명을 상회한 20만명으로 예상하면서 신산업·신기술 분야와 사회서비스분야의 약진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자영업과 제조업의 고용 환경은 여전히 어렵다고 진단하면서 향후 이 방면에서의 정책방향을 중점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주력산업 부진의 장기화를 겪은 울산은 최근 자영업에서의 취약성까지 나타나면서 약화된 고용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15년까지 2%대에 불과하던 실업률은 4월에 5.2%를 기록하면서 그간 가보지 않은 5%대에 머무르고 있다. 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여주던 실업률이 2018년중 전국보다 높아진 후 최근 그 차이가 확대된 것이다. 꾸준히 증가해오던 취업자수도 2015년 이후 점차 증가세가 축소되었으며, 2018년중 감소로 전환되었다.

산업별로 보면 2016년 이후 제조업 취업이 위축된 가운데 서비스업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수 감소를 완화하는 모습이다. 제조업 취업자수(고용보험 피보험자 기준)는 구조조정 업종인 조선업을 중심으로 대부분 업종에서 감소하였으며 2018년 이후에는 농림어업, 건설업 및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도 모두 줄어들었다.

세부적인 특징을 보면 인구구조 변화가 눈에 띈다. 40대 취업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고 50대 이상 취업자수는 증가하였는데, 이는 인구 유출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순유출된 3만2000명은 2000~2014년간 순유입된 1만8000명의 약 2배에 달하며, 그중 절반가량인 1만5000명은 30대 이하 연령에서 순유출되었다. 또한 60대 이상 인구는 최근 8년간 약 70% 증가하면서 전국의 증가세 42%를 상회하는 등 빠른 고령화가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서는 전국 광역지자체 중 울산이 가장 단기간에 고령사회(고령자비중 14% 이상)에서 초고령사회(고령자비중 20% 이상)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성의 고용시장 진입 확대도 주요특징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울산지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및 고용률은 각각 6.0%p, 5.0%p 상승하여 동기간 전국 여성의 상승률 2.6%p, 2.0%p를 상회하였다. 50대 이상 여성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증가하였는데, 이는 주력 산업 부진에 따른 남성 고용 감소로 가계소득 보전 필요성이 높아진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숙박 및 음식점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전통적인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여성의 취업자수가 늘어난 점이 이를 반증한다.

최근 들어 고용의 질이 다소 약화된 점도 관찰된다. 울산지역은 2015년 이후 비정규직 및 임시·일용직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제조업 임금근로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고용안정성이 다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월평균 임금증가율이 강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고 제조업 및 비제조업 임금이 2015년 이후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는 등 임금보상 개선 수준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 및 고령화 현상은 울산지역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고용의 질적 약화는 지역 내 수요 기반을 위축시켜 경기부진을 지속시킬 우려가 있기에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그간 가보지 않았던 최근 고용의 양적·질적 약화는 제조업 부진의 여파에 따른 것으로, 역시 그동안 가보지 않은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 및 육성을 통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주력제조업과 연계한 신산업을 육성하고 고용창출력이 높은 강소 중소기업, 대학 등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활용한 기술창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여성경제활동 참가 확대를 통해 노동공급기반 부진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여성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의 여성고용 활성화를 통해, 여성 일자리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고 여성들이 출산 후에도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재취업 지원활동 강화, 보육시설 확충 등의 환경조성을 해야 한다. 이창기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