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면 지울수록 돋을무늬가 되는 사람
사람 참 앙상했으나 꽃받침이 앙다문 꽃
그 꽃대 기어 올라가 부처처럼 웃는 허공

▲ 김정수 시조시인

멀리 있어도 향기가 느껴지는 이, 고단한 곁을 기둥처럼 받쳐주는 이….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행운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이가 없다면. 그렇다고 슬퍼말자. 내 눈에 어설펐던 사람이 어느 순간 좋은 인연으로 다가올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다.

꽃의 계절 무심히 피어나는 봉오리 조차도 언젠가는 자연의 섭리따라 그 속을 드러내 꽃술이 갖는 생명의 가치를 보여주지 않던가.

‘그 꽃대 기어 올라가 부처처럼 웃는 허공’. 거지중천(居之中天) 무한자비 베푸는 허공장 보살이 떠오른다. 인연은 결코 쉽게 오지 않는 법. 심혈을 기울여야 얻어지는 보배와 같은 것 임을.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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