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억되는 삶, 기록되는 역사

▲ <울산에는 500가지 스토리가 있다>는 <한국구비문학대계> 울산편에 수록된 설화를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시민들이 읽기 쉽고 재미있게 스토리텔링 했다.

울산이야기 실은 교재 턱없이 부족
옛이야기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활용
새로운 지역 이야기 발굴해 알려야
울산 이해 높일 수 있는 책 발간되길

<한국구비문학대계>(Outline of Korean Oral Literature)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간행한 전국 구비문학 자료 조사보고서이다. 전국에서 진행된 조사는 1979년부터 1985년까지 7년에 걸쳐 이루어졌고, 1980~1992년 책으로 간행됐다. 총 82권에 부록 3책으로 구성된다. 자료의 총량은 설화 1만4941편, 민요 5922편, 무가(巫歌) 375편에 달한다.

<한국구비문학대계> 중 울산편은 울산시 6개동(북정동, 달동, 방어동, 남외동, 야음동, 신정1동)과 울주군 6개면(강동면, 언양면, 청량면, 온양면, 두동면, 상북면)에서 조사가 이루어졌다. 다행히 울산이 1차 채록 작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기록은 보존되어 있다.

2008년부터는 2차 채록 작업을 진행해 <증편 한국구비문학대계>를 편찬했지만, 울산은 추가 자료수집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왕실도서관 장서각 디지털 아카이브에서는 <한국구비문학대계> 원자료인 음성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료와 2차 자료(녹취록)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접근하더라도 그 자료만으로는 연구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쉽게 이용하기가 힘들다. 장시간에 걸쳐 어렵게 수집된 자료가 원래의 가치만큼 활용되기 위해서는 재가공의 절차가 필요하다.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 만들어진 <울산에는 500가지 스토리가 있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한국구비문학대계> 울산편에 수록된 설화를 시민들이 읽기 쉽고 재미있게 스토리텔링 한 것이다. 구비문학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기에 오랜 세월에 걸쳐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또한 현재의 관점에서 봤을 때 사건의 개연성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이런 점을 보완해 이야기의 맛이 사라지지 않도록 재구성하였다. ‘500가지 스토리’는 오만가지(여러 가지) 이야기, 즉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울산의 이야기 속에 남아있는 울산 사람들의 삶과 정신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이경희 울발연 울산학연구센터 연구원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풍덩! 빠져볼까? 울산 옛이야기>는 수준별 독서를 위해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초등학생 기초 어휘 선정을 통한 눈높이 맞춤형 이야기책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과 함께, 직접 이야기를 구성하거나 의견을 적을 수 있는 ‘꼼꼼 읽기’, 이야기와 관련된 곳을 직접 찾아갈 수 있도록 한 ‘찾아가기’ 등이 수록되어 있다.

초등학교 3·4학년 사회 수업 시간에서는 우리 고장의 옛이야기, 문화유산, 역사적 인물 등에 대해서 배운다. 하지만 울산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 보조 교재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울산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우리 지역을 더 잘 알고, 자연스럽게 우리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울산의 옛이야기는 애니메이션 제작, 옛이야기 지도 구축, 답사 코스 개발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울산을 소개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많은 책이 발행되었으면 한다. 또한 울산의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내고 널리 알리는 작업이 지속되길 기대한다.

기억되는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 역사의 또다른 이름이다. 이경희 울발연 울산학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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